나승엽까지 품은 롯데…성민규 단장, “2R 지명권 감수한 대표님 지원 덕”

입력 2020-10-21 17: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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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나승엽. 사진출처|spotv

롯데 나승엽. 사진출처|spotv

과감한 선택, 그리고 공격적인 투자가 ‘역대급’ 대박 픽으로 이어졌다. 물론 신인들의 성패 여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 지명될 만한 특급자원 세 명을 동시에 품었다. 롯데 자이언츠의 현재와 미래가 달라지고 있음을 증명한 결과다.

롯데는 21일 오후 2021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지명자 나승엽(18·덕수고)과 5억 원에 계약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나승엽은 고교 통산 60경기에서 타율 0.357, 4홈런, 4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23을 기록한 초대형 유망주다. KBO리그 10개 구단은 물론 미국 메이저리그(ML) 스카우트도 덕수고 경기에 매번 운집할 정도였다. 나승엽은 올해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ML 진출을 선언했다. 미네소타 트윈스와 구두계약이 돼있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ML 구단과 정식계약은 1월에야 가능했다. 그럼에도 KBO리그 팀들이 지명권을 소진하지 않도록 먼저 움직인 셈이다.

지난해 최하위였던 롯데가 나승엽 지명의 우선권을 보유했지만, ML행 의사를 밝히며 포기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타 구단에서 하위 라운드 지명권을 버리는 셈 치고 나승엽을 지명해 일종의 보험을 들어놓는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성민규 단장이 실행위원회(단장 모임)에서 해외진출 선수의 지명 금지를 명문화하자고 주장했지만 타 단장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러자 롯데는 나승엽을 예상보다 빠른 2라운드에 지명했다. 1차지명으로 장안고 포수 손성빈을 데려왔고, 2차 1라운드에서 김진욱을 데려온 데 이어 나승엽까지 지명한 것이다. 드래프트장에 있던 타 구단 관계자들 모두가 놀랐다. “나승엽의 마음을 돌리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성 단장과 스카우트 파트 전 직원이 서울을 수차례 오가며 나승엽을 설득했다. 결국 5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2차 2라운드라는 상위 픽을 잃을 수도 있던 가운데 이석환 대표가 프런트의 판단을 전적으로 믿고 신뢰를 보낸 것도 큰 역할을 했다.

21일 오전 김진욱과 구단 역사상 좌완 최고액 2위인 김진욱(18·강릉고)과 3억7000만 원에 계약한 데 이어 연이은 쾌거다. 여기에 1차지명 포수 손성빈도 향후 초대형 포수가 될 자질을 갖췄다는 평가다.

성민규 단장은 지명 직후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나승엽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좋은 선수가 되어줄 것”이라며 “적극적으로 지원해준 대표님과 고생한 스카우트 파트 모든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전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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