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진짜 수원야구! KT, 14년 만에 경기도에 가을을 담다

입력 2020-10-23 12: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1000만 인구가 넘는 경기도는 명실상부 서울 다음 수도권의 중심이다. 하지만 야구역사만 놓고 보면 암울하기만 하다. 2000년대 중반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신생팀 KT 위즈와 수원시, 그리고 경기도가 손을 맞잡았다. 그렇게 KT는 14년 만에 경기도에, 수원에 가을을 담는다.

수원KT위즈파크(구 수원야구장)는 1989년부터 인천 연고구단 태평양 돌핀스~현대 유니콘스의 제2구장으로 활용됐다. 현대가 서울 이전을 꾀했으나 계획에 차질이 생겼고, 결국 수원으로 향했다. 인천 팬들은 물론 수원을 ‘잠시 들르는’ 개념으로 여기던 현대에 홈팬들도 사랑을 쏟지 않았다. 현대는 왕조를 구축하는 등 강한 전력을 줄곧 유지했지만 팬심은 차가웠다. 그 시절 현역들은 “우리끼리 관중을 손으로 셀 수 있었다”는 말로 당시를 회상한다.

현대의 포스트시즌(PS) 역사는 2006년(최종 3위)으로 마무리됐고, 2007년을 끝으로 구단이 해체됐다. 때마침 그 즈음부터 야구열기가 전국적으로 뜨거워졌지만 경기도만 예외였다.



‘10번째 심장’ KT는 수원을 연고지로 택했다. 수원시의 적극적인 유치 열정이 있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25년간 야구장을 무상임대하겠다고 선언했다. 법률적인 문제로 5년 단위 계약 연장으로 바뀌었지만, 창단 이래 단 한 번도 이 방침에는 변함이 없었다. 광고권 역시 KT의 몫이다. 타 지자체에서 야구단에 몽니를 부리며 어떻게든 더 많은 돈을 얻어내려는 것과 딴판으로, 프로스포츠단과 지자체의 성공적 협업 사례 최우선으로 꼽힌다. 이강철 감독과 이숭용 단장은 물론 구단 직원들 모두 수원시의 적극적 협조에 늘 고마움을 전한다.

KT로 인해 경기 남부 야구 전체에도 선순환이 일고 있다. 장안고 야구부 창단은 그 중 하나다. 장안고는 2012년 창단했지만 올해 신범준(KT), 손성빈(롯데 자이언츠)이 KBO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되는 등 벌써 ‘팜’ 역할을 하고 있다. KT는 장안고는 물론 기존 수원 연고 학교인 유신고 등 지역 팜에 적극적으로 투자 중이다.



2020년, 경기도에 다시 가을야구가 담겼다. ‘객식구’에서 ‘주인’으로 바뀌었으니 의미는 14년 전과 비교가 안 된다. 경기도, 수원, 그리고 KT 팬들이 KT위즈파크에 집결할 가을 찬가를 부를 날이 드디어 다가왔다.

잠실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