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패·V8 전북 현대의 힘] <하> 영웅을 만든 언성 히어로

입력 2020-11-05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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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바로우. 사진제공|전북 현대

전북 바로우. 사진제공|전북 현대

K리그1(1부) 전북 현대가 2020시즌 우승에 성공했다. 사상 최초로 K리그 4연패를 달성한 전북은 숱한 역경과 시련을 극복하며 ‘왕좌의 자격’을 입증했다. 지난해에 이어 다시 울산 현대의 거센 도전을 받았지만, 마지막 순간 오랜 시간 꾸준히 쌓아온 ‘위닝 멘탈리티’를 되살렸고, 특유의 ‘우승 DNA’를 깨우며 통산 8번째 대관식을 치렀다. 스포츠동아는 3회에 걸쳐 전북이 새롭게 쓴 역사를 조명한다<편집자 주>.

녹색군단의 당당한 진군 뒤에는 ‘보이지 않는’ 이들의 묵묵한 헌신이 있었다. 무엇보다 지원 스태프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시즌 초부터 부상자가 끊이질 않았다. 측면을 주름잡는 윙 포워드 한교원, 베테랑 오른쪽 풀백 이용, ‘감비아 특급’ 모 바로우까지 크고 작은 부상에 신음한 이들이 속출했다.

이 때 전북 의무진이 빛을 발했다. 2017년 3월부터 활동해온 ‘전북의 화타’ 지우반 올리베이라 트레이너(브라질)와 김재오, 김병선 트레이너는 사력을 다해 치료에 힘썼고, 적시에 회복시켜 팀에 큰 힘을 불어넣었다.

하이라이트가 있었다. K리그1 26라운드 울산 원정(10월 25일)을 앞둔 지난달 21일, 팀 훈련 중 바로우의 무릎이 크게 돌아갔다. 처음에는 가벼울 줄 알았던 상태가 시간이 흐를수록 심해졌다. 붓기가 무릎에서 햄스트링까지 번질 만큼 심각했다.

의무팀 전원이 바로우의 회복에 주력했다. 21일부터 사흘 동안 오전부터 자정까지 매달렸다. 모두가 밤잠을 포기할 정도로 쏟은 정성이 통했다. 기적이 일어났다. 첫 진단 때만 해도 1일 대구FC와 시즌 최종전(27라운드) 출전이 어려울 것이란 부정적 분위기였으나, 바로우는 초인적 회복세를 보였다. 24일 울산 이동에 앞서서는 30분간 풀 트레이닝에 참가할 만큼 몸이 좋아졌다.

우여곡절 끝에 원정에 합류한 바로우가 큰일을 냈다.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8분 교체 투입된 그는 그라운드를 밟은 지 10여분 만에 결승포를 터트렸고, 지우반을 꼭 끌어안으며 감사를 전했다. ‘추격자’ 전북이 울산을 2위로 밀어내고 선두로 올라선 순간이었다.

부상 회복이 아니더라도 전북의 선수 관리는 탁월하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부족함 없는 시설을 갖춘 클럽하우스에서 선수들은 시즌 내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뒤늦게 합류하고, 2주 자가격리까지 마친 브라질 스트라이커 구스타보와 바로우를 예상보다 빨리 실전에 투입할 수 있었던 것도 의무팀의 헌신 덕분이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결정한 이동국의 롱런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영웅의 뒤에는 ‘언성 히어로(소리 없는 영웅)’와 ‘킹 메이커’가 있는 법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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