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의 피버피치] ‘코로나 시대’ 한국축구는 강한 리더십이 필요해

입력 2020-11-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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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 스포츠동아DB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은 3번째 임기를 준비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최근 협회가 문의한 현직 회장의 연임 안건을 통과시켜줘 2013년 첫 임기를 시작해 2017년 재선한 정 회장의 3선 도전이 가능해졌다.

체육회는 체육회와 회원종목단체의 임원 임기를 4년으로 정하고 연임은 1회만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단, 예외 조항이 있다. ‘재정 기여 및 주요 국제대회 성적, 단체평가 등 종목 기여도가 명확할 경우’ 등에 한해 3번째 임기 도전을 허용한다.

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과 코칭스태프의 연봉 등에 필요한 재원을 HDC그룹 사회공헌자금에서 마련한 것이 정 회장의 재정 기여다. 국제대회 성과도 뛰어났다. A대표팀은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독일을 꺾었고,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선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럼에도 협회는 울상이다. 역대 최악의 시련을 겪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파장 탓이다. 협회의 최대 수입원인 A매치를 10월까지 한 번도 치르지 못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올해 예정됐던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내년 이후로 연기하면서 ‘수입 제로(0)’ 상태가 됐다. 월드컵 최종예선과 달리 2차 예선 때는 친선경기처럼 홈팀이 중계권, 마케팅, 스폰서 등 핵심 권리를 행사하는데 그 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됐다. A대표팀이 모처럼 멕시코, 카타르와 11월 A매치 2연전을 오스트리아에서 치르지만, 수익 창출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극심한 재정난으로 FIFA에 500만 달러(약 57억 원)의 긴급 대출을 신청한 협회는 임직원의 급여에 손을 댔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때 세운 플랜A(A매치 정상 진행)와 B(후반기만 운영)가 모두 어긋났다. 그 여파로 협회 직원들의 임금과 출근일은 줄었다.

스폰서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후원의 핵심인 노출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궁여지책으로 마련된 10월 A대표팀과 U-23 대표팀의 스페셜 매치는 “이 시국에도 협회는 노력한다”는 사실을 알린 것 외에는 딱히 효과가 없었다. 협회는 2020년이 사라졌다고 보고 장기계약한 스폰서들과 1대1로 접촉하고, 필요시 일정 기간 권리를 연장해주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모두를 만족시킬 ‘솔로몬의 해법’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협회 정관에 따라 임기 종료(2021년 1월 26일) 50일 전인 다음달 초 직무정지를 발표한 뒤 내년 1월 6일 차기 회장선거 출마를 발표할 정 회장은 난국 타개를 위해 과연 어떤 비전을 갖고 있을까. 행여 등장할지 모를 경쟁 후보자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모든 것이 불분명한 시대에 한국축구에 가장 필요한 것은 구성원들에게 역경을 헤쳐 나갈 동력을 불어넣는 강건한 리더십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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