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PD “코로나19가 빼앗은 일상, 환불해주고 싶었다”

입력 2020-11-06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프로젝트 걸그룹 환불원정대가 곧 공식 활동을 마친다. 사진은 환불원정대 멤버인 만옥(엄정화)·천옥(이효리)·실비(화사)·은비(제시)와 매니저 정봉원(정재형)·지미유(유재석) 대표·매니저 김지섭(김종민).(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MBC

12주 대장정 마무리…제작진과 열혈팬이 말하는 ‘환불원정대’

김태호 PD “환불 마침표는 관객”
20대 팬 “지난 노래 찾아듣게 돼”
50대 팬 “만옥 활동에 많은 용기”
“12주 동안 함께 행복했습니다.”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를 통해 프로젝트 걸그룹 환불원정대의 활약을 지켜본 제작진과 팬들의 공통된 한 마디다. 8월 말 처음 만난 만옥(엄정화)·천옥(이효리)·은비(제시)·실비(화사)는 7일과 14일 방송을 끝으로 12주의 대장정을 마친다. 노래 ‘돈 터치 미’(DON’T TOUCH ME)로 국내 음원차트를 석권하고, 유튜브로 무대영상을 공개해 1000만 뷰를 훌쩍 넘기는 등 큰 인기를 끈 이들이 이제 화려한 ‘피날레’를 남겨두고 있다.

녹화를 마친 마지막 무대에서 멤버들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 눈물을 쏟았다. 제작진과 팬들도 행복감과 아쉬움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이들이 활동 종료를 이틀 앞둔 5일 연출자 김태호 PD와 환불원정대의 ‘열혈 팬’들이 그 의미를 말했다.

제작진 “마침표는 관객!”
이효리가 방송 중 무심코 “내가 친구들 몇 명 모아(그룹할 것)”라고 내뱉은 농담 한 마디가 시작이었다. 일사천리로 멤버들이 모였고, 프로젝트는 “제작진이 특별한 방향성을 제시할 필요 없이” 흘러갔다. ‘센 언니들과 함께라면 쉽게 환불받을 수 있다’는 의미의 그룹명도 시청자들이 지어줬다.

제작진의 고민은 “멤버들과 제작사 신박기획의 지미유(유재석) 대표, 매니저 정봉원(정재형)·김지섭(김종민) 등 모두를 빠짐없이 잘 보이게 만드는 것”, 단 하나였다. “마지막에 기념이 될 작은 음반 한 장 남기자”란 목표가 ‘해답’이 됐다. 음반 준비 과정에 자연스럽게 멤버 각각의 개성과 열정을 담았고, ‘신박기획’ 임직원들의 쫀쫀한 호흡이 프로그램에 웃음을 채웠다. 김태호 PD는 “출연자들의 ‘케미스트리’뿐 아니라 이들 각자의 고민과 현실의 모습이 여느 친목 모임 못지않은 친근함과 익숙함을 줘 시청자가 공감을 해준 것 같다”고 밝혔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 프로젝트 그룹 환불원정대. 사진제공|MBC


그는 “환불원정대의 마침표가 관객”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텅 빈 무대에서 ‘언택트’(비대면) 공연을 펼쳐야 하는 상황을 통해 “환불원정대뿐 아니라 가수들에게 관객이 왜 존재의 이유가 되는지”를 드러낸다는 계획이다. 김 PD는 “코로나19가 빼앗아간 일상은 환불받을 수 없다”며 타인의 가치관에 대한 편견과 간섭을 버리고 서로 존중하자는 “‘돈 터치 미’의 메시지로 이 시대 각자의 자리에서 본분을 지키며 코로나19에 맞서는 이들의 연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20대부터 50대까지 “나도 할 수 있다”
20대(실비)·30대(은비)·40대(천옥)·50대(만옥)까지 다양한 연령대 멤버로 구성된 환불원정대는 팬들에게도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경기도 수원에 사는 회사원 이슬(32)씨는 “1990년대 말부터 당대 유행을 주도한 여성 솔로가수들이 모였는데 관심이 안 갈 수 없었다”면서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쉴 새 없이 보고 들으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엄정화와 이효리의 가수 활동을 제대로 보지 못한 20대들도 열광하기는 마찬가지다. 대학생 한수빈(21)씨는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된 멤버들의 지난 노래를 자연스럽게 찾아듣게 됐다”고 밝혔다.

‘만옥’의 활동은 50대 여성들에게 특히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경기도 안성의 이지해(55)씨는 “가수로 다시 도전해 다른 멤버들과 함께 춤추는 모습이 뭉클했다”면서 “만옥의 활동에서 많은 용기를 얻어 최근 새로운 취미에 도전하게 됐다”며 웃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