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조웅천 코치, ‘볼넷 머신’ SK 마운드를 개조할 수 있을까

입력 2020-11-12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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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조웅천 코치. 사진제공 | SK 와이번스

2020시즌을 9위(51승1무92패)로 마친 SK 와이번스는 발 빠르게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사사구를 남발하며 무너졌던 마운드 재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원형 신임 감독과 함께 조웅천 투수코치(49)를 영입한 것도 그 일환이다.


SK는 2020시즌 내내 마운드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외국인투수 닉 킹엄이 조기 퇴출됐고, 리카르도 핀토가 규정이닝을 채우고도 30경기 6승15패, 평균자책점(ERA) 6.17의 참담한 성적을 남긴 것이 뼈아팠다. 그러나 리그 최다 볼넷(670개)과 사구(84개)를 허용한 부분은 투수진 전체가 돌아봐야 할 대목이다. 1259.1이닝 동안 754개의 4사구로 공짜 출루를 허용하다 보니 애초부터 체급이 맞지 않는 미스매치가 이어졌다. 9이닝당 볼넷(4.79개) 또한 리그 최악의 성적이었다. 계투진의 9이닝당 볼넷은 5개가 넘었을 정도(5.09개)로 경기 후반 운용에도 어려움이 컸다. 팀 평균자책점(ERA)도 5.57로 10개 구단 중 가장 좋지 않았다. 2019시즌의 3.48과 견줘 2점 이상 나빠진 ERA는 SK가 몰락한 가장 큰 이유였다.


조 코치의 ‘매직’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역 시절 탁월한 제구력을 앞세워 20시즌(1990~2009시즌)을 버텼다. 통산 813경기에서 64승54패98세이브89홀드, 평균자책점(ERA) 3.21의 성적을 거뒀고, 무엇보다 1092.2이닝 동안 296개의 볼넷(920삼진)만 허용했을 정도로 안정감을 뽐냈다. 지도자 생활을 하며 투수들에게 늘 공격적인 투구를 주문했던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같은 기조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조 코치는 “SK의 2020시즌 기록을 보면 피안타율(0.275·7위)은 상위 팀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피홈런(162개)과 4사구는 최하위”라며 “소극적인 투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타자들에게 유리한 카운트로 가다보니 상대 타자의 기를 살려줄 수밖에 없었다”고 냉정하게 진단했다. 이어 “적극성을 강조하려 한다. SK 투수들이 구위로는 뒤처질 선수들이 아니다”며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실전에서 기량이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4사구를 줄이는 것은 SK 투수진의 필수 과제다. 조 코치는 “프로에 입단하고 1군 올라온 선수들이라면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능력들은 충분하다”며 “꾸준히 훈련하며 멘털(정신력)을 가다듬으면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좌우 코너워크나 스트라이크존 모서리에 던지는 것을 지나치게 신경쓰다보니 정교함이 떨어져 불리한 카운트로 간다. 초구부터 과감하게 승부해야 타자의 헛스윙과 범타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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