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이 꿈이 된 세상…‘부동산 예능’이 대세

입력 2020-11-1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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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바이 서울 여기 살래’. 사진제공|채널A

‘바이 서울 여기 살래’ 탈 서울 공감대
‘구해줘! 홈즈’도 지방으로 무대 넓혀
날로 치솟는 집값, 헷갈리는 부동산 정책….

‘내 집 마련’의 꿈이 더욱 간절해지는 요즘, 시청자 시선을 붙잡는 예능프로그램들이 있다. 전국 곳곳의 부동산 매물과 시세를 다루는, 이른바 ‘부동산 예능프로그램’이다. 각 제작진은 최근 혼란스러운 부동산 시장으로 비롯된 시청자 불안감을 발 빠르게 반영해 공감대 형성을 노린다.

최근 관련 프로그램의 인기를 주도하는 트렌드는 ‘탈(脫) 서울’이다. 8일 방송을 시작한 채널A 플러스의 ‘바이 서울 여기, 살래?!’(바이 서울)가 대표적이다. ‘바이(Bye) 서울’이란 제목처럼, 서울을 벗어나 경기 판교와 용인, 제주 등 지방의 특색 있는 주택들을 소개한다.

제작진은 “서울에 집중된 부동산 과열 현상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다. 연예인 출연자들이 하루 동안 지내면서 집의 구조 등을 살펴보는 포맷으로, ‘관찰 예능’의 재미도 챙겼다. 덕분에 시청자 사이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유행한 ‘랜선 집들이’(온라인 화상으로 하는 집들이)와 비슷해 흥미롭다는 반응이 나온다.

MBC ‘구해줘! 홈즈’도 종전 수도권에서 최근 대전과 강원도 원주 등 전국으로 무대를 넓혔다. JTBC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는 개인 영화관이나 공연장을 실내에 들인 주택처럼 개성 있는 지방의 집들을 조명한다. 디스커버리채널코리아와 KBS 2TV가 함께 만든 ‘땅만빌리지’는 연예인들이 강원도 양양에 전원주택을 짓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집짓기와 전원생활에 대한 ‘로망’이 높아가는 현실을 반영했다.

시청자들은 어려운 부동산 정보를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하는 부동산 예능프로그램에 공감을 드러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부동산 투기 조장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내비친다. 4일 서울 일부 지역의 부동산 시세를 다룬 예능프로그램 ‘돈벌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부동산 투기 조장에 가깝고, 거액을 투자할 수 있는 사람 이외에는 실망감과 박탈감을 느낄 수 있는 내용”이라며 행정지도인 ‘권고’를 받았다. 인기의 뒤편에서 제작진의 균형 감각이 필요함을 지적한 셈이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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