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클럽 격파는 빅 히어로가…‘에이스 본능’ 손흥민, 프로 첫 우승 향하다

입력 2020-11-23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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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협을 극복한 손흥민(28·토트넘)의 발끝이 또 한번 번뜩였다.

손흥민은 22일(한국시간)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9라운드 맨체스터시티(맨시티)와 홈경기에서 전반 5분 선제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의 2-0 완승을 이끌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를 포함한 시즌 11호 골이자 EPL 9호 골이다.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 통계에 따르면 손흥민은 리그에서 11차례 유효 슛을 시도해 그 중 9골을 뽑는 놀라운 집중력을 뽐냈다.

손흥민은 리그 득점 부문 선두권을 유지했고, 6승2무1패(승점 20)의 토트넘은 선두경쟁을 이어갔다. 손흥민은 경기 후 “운 좋게 찬스를 잘 살리고 있다. 모두의 희생과 노력이 먼저”라고 말했다.

빅 클럽 격파는 에이스 손에!

초반 흐름은 맨시티로 향하는 듯했다. 그러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평소와 달리 오른쪽 윙포워드로 선발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4분19초 만에 은돔벨레의 패스를 받아 골네트를 흔들었다. 지난달 27일 번리전에서 골 맛을 본 뒤로 4경기 동안 침묵했던 에이스가 다시 폭발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는 모두가 두려워하는 ‘빅 클럽’이지만, 코리안 에이스 앞에선 한없이 작아진다. 이날 득점은 손흥민의 맨시티전 개인통산 6번째 골이다. 특히 2018~20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에서 총 3골(1차전 1골·2차전 2골)을 뽑는 등 최근 맨시티와 5차례 공식경기에서 6골을 기록 중이다.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의 맨시티를 상대로 손흥민보다 많은 골을 신고한 이는 제이미 바디(9골·레스터시티)가 유일하다. 또 맨시티는 사우샘프턴(10골·잉글랜드), 도르트문트(9골·독일)에 이어 손흥민에게 가장 많은 골을 헌납한 팀이 됐다.

조세 무리뉴 감독 특유의 실리축구도 빛을 발했다. 토트넘은 원정팀의 맹공에 시달렸으나, 탄탄한 수비와 빠른 카운트어택으로 승점 3을 챙겼다. 손흥민은 ‘단짝’ 해리 케인(잉글랜드)과 함께 깊숙한 수비 가담과 과감한 역습으로 팀 전술의 핵임을 증명했다.

다 가진 사나이, 이제 프로 첫 타이틀 향해!
손흥민의 출전은 불투명했다. 멕시코~카타르로 이어진 11월 원정 A매치 시리즈를 소화한 한국대표팀 선수 7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으면서다. 이에 토트넘은 구단전용기를 오스트리아로 보내 에이스를 런던으로 데려와 2차례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했다. 결과는 모두 음성. 손흥민은 많은 비용과 정성을 들여 컨디션을 관리해준 구단의 노력에 결정적 골로 보답했다.

올 시즌 손흥민의 목표는 분명하다. 우승이다. 함부르크SV와 레버쿠젠(이상 독일)에서도, 토트넘에서도 아직 얻지 못한 타이틀이다. 분위기는 좋다. 토트넘은 개막전 패배 후 8경기 무패다. 유로파리그도 우승 가능성이 충분한 무대다. 무리뉴 감독은 “선두의 압박감을 이겨내야 한다”며 단단한 팀 스피릿을 강조하고 있다. 숱한 우승을 일군 무리뉴 감독과 함께 아직 닿지 못한 우승의 영광을 맛보고 싶은 손흥민의 꿈은 이뤄질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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