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두산 아쉬운 준우승, 그러나 성적과 미래를 모두 얻었다

입력 2020-11-24 22: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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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가 열렸다. NC에 패하며 준우승을 기록한 두산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고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두산 베어스의 2020시즌 여정은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준우승으로 최종 마무리됐다. 정규시즌 3위(79승4무61패)로 준플레이오프(준PO)부터 시작해 포스트시즌(PS) 12경기를 치르며 투혼을 발휘했지만, NC 다이노스에 2승4패로 무릎을 꿇으면서 마지막 고비를 넘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두산의 올 시즌은 충분히 성공적이었다. 2015년부터 6년 연속 KS 진출의 위업을 달성했고, 그 과정에서 미래까지 얻었다. 허경민, 오재일, 최주환, 정수빈, 김재호 등이 올 시즌을 끝으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가운데 미래의 주축이 될 자원들을 발굴했다. 특히 늘 두산의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됐던 투수 부문에서 젊은 피를 대거 수혈함에 따라 세대교체에도 탄력이 붙었다.

2020시즌을 앞둔 두산의 전망은 밝았다. 그러나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이용찬은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일찌감치 전열을 이탈했고, 이영하의 부진은 길어졌다. 야심 차게 마무리로 낙점했던 이형범마저 흔들렸다. 크리스 플렉센마저 발등 골절상으로 약 2개월간 결장하는 바람에 전력누수가 상당했다. 한 코치는 정규시즌이 끝난 뒤 “사실 선수들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원준, 김민규, 박종기, 조제영 등 대체선발로 나섰던 이들이 버텨준 덕분에 꾸준히 중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온 홍건희와 이승진, 3년차 김민규가 불펜의 핵심으로 연착륙한 것은 막판 순위싸움에 큰 힘이 됐다. 야수진에서도 신인 안권수와 내야 유틸리티 자원 이유찬, 국군체육부대(상무) 전역 후 합류한 조수행 등이 적재적소에서 힘을 보탰다.

재계약 첫해를 보낸 김태형 감독의 리더십 또한 다시금 주목 받았다. 3년 총액 28억 원(계약금·연봉 각 7억 원)의 역대 사령탑 최고대우가 틀리지 않은 선택이었음을 입증했다. PS에선 한층 더 과감해진 투수교체와 스페셜리스트 기용을 통해 상대팀의 상승기류를 차단했다. 이 과정에서 김민규는 선발과 마무리를 모두 경험하며 엄청난 성공체험을 했다.

준우승도 충분히 값진 성적이다. 여기에 미래의 주축이 될 수 있는 젊은 피까지 발굴한 덕분에 또 다른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됐다. 김현수(LG 트윈스), 민병헌(롯데 자이언츠), 양의지(NC) 등 핵심 선수들을 떠나보낸 뒤에도 매 시즌 최상위권을 지켰던 두산이 내년에도 강팀의 DNA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김 감독도 KS를 모두 마친 뒤 “KS 올라온 자체가 큰 소득이다. 시즌 중에 많이 어렵고, 6위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데 KS까지 올라온 것 자체가 정말 잘했다. 올 시즌을 통해 투수들도 많이 좋아졌다. 내년에도 젊은 투수들이 한층 더 좋아질 것으로 믿는다”고 희망을 노래했다.

고척|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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