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전력누수 최소화의 기본 틀, 외인 셋 재계약이 관건

입력 2020-11-25 16: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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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알칸타라-플렉센-페르난데스(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한국시리즈(KS) 준우승으로 2020시즌을 마무리한 두산 베어스는 어느 팀보다 바쁜 스토브리그를 보내야 한다.

올 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9명 중 7명이 팀의 핵심 자원이다. 투수 이용찬, 유희관, 내야수 허경민, 최주환, 오재일, 김재호, 외야수 정수빈이다. 모두 지난해 통합우승과 올해 6년 연속 KS 진출에 작지 않은 힘을 보탠 이들이다. 구단 고위관계자는 “모두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지만, 워낙 경쟁력이 뛰어난 선수들이기에 잔류를 장담할 수만은 없다. 2020시즌이 이른바 ‘왕조 시대의 마지막’이라는 얘기가 나온 이유다.

그렇다면 이 같은 상황에서 전력누수를 최소화할 방법은 외국인선수 3명의 재계약이다. 올 시즌 투수 라울 알칸타라와 크리스 플렉센,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팀에서 차지한 비중은 그야말로 엄청났다.

외국인 원투펀치 알칸타라와 플렉센의 활약은 대단했다. 알칸타라는 비록 포스트시즌(PS)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정규시즌 31경기에서 1완투승을 포함해 20승2패, 평균자책점(ERA) 2.54의 성적을 거뒀다. 시속 150㎞대의 빠른 공을 지닌 데다 198.2이닝 동안 30개의 볼넷만 허용한 제구력까지 뒷받침돼 상대 타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특히 올 시즌을 앞두고는 스플리터를 연마해 결정구로 활용하면서 위력을 배가시켰다. 소위 말하는 ‘공 빠르고 제구 되는 투수’의 표본으로 가치를 엄청나게 올렸다.

플렉센은 발등 골절상으로 정규시즌 중 2개월간 결장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PS 4경기에서 2승1패1세이브, ERA 1.91(28.1이닝 6자책점), 32삼진의 눈부신 투구로 에이스 본능을 뽐냈다. 시속 150㎞대 강속구와 커브의 조합에 높은 타점을 더하니 그야말로 무적이었다. 알칸타라와 플렉센 모두 엄청난 위력을 보여준 터라 메이저리그(ML)는 물론 일본프로야구(NPB) 팀과 경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단 플렉센은 “내년에도 두산으로 돌아오고 싶다”며 애정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함께한 페르난데스는 올해도 정규시즌 144경기에 모두 출장해 타율 0.340(586타수 199안타), 21홈런, 105타점을 올리며 최다안타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년간 단 한 경기도 거르지 않은 꾸준함은 페르난데스의 최대 강점이다. 계약 첫해인 2019시즌에도 계약 총액(70만 달러)의 절반(35만 달러)이었던 옵션을 전반기만 뛰고 충족시키는 괴력을 뽐냈는데, 올해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팀 타선의 중심을 잡아줬다. 주축 야수들의 거취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한 자원이다.

올 시즌을 통해 이승진, 홍건희, 김민규 등의 젊은 피를 발굴하며 미래를 밝혔기에 외국인선수들이 중심을 잡아주면, 전력누수를 최소화할 수 있다. 두산 김태룡 단장도 25일 전화통화에서 “외국인선수 3명은 모두 재계약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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