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장산. 사진제공 | KT 위즈
네 번째 수술대. 미련 없이 유니폼을 벗을 생각이었다면 또 한 번 몸에 칼을 댈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강장산(30)은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 여전히 140㎞대 후반의 속구를 던질 수 있기에 더욱 그랬다. 지금 그에게 필요한 건 미래, 연봉 따위가 아니다. 그저 자신의 존재가치를 마지막으로 증명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기회다.
강장산은 KT 위즈 소속이던 8월 웨이버 공시됐다. 올해 초 소집해제 됐기 때문에 다소 이른 결정이었다.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이 결정적 이유였다. 최근 수원에서 만난 강장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에서 집 밖에 나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그저 운동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레이닝 센터에서 몸을 만들고 있는데, 현재 하프피칭 단계까지 돌입한 상태다. 코로나19 여파로 인근 학교에서도 외부인의 훈련을 허락하기 어려운 상황. 일단 가벼운 캐치볼을 하며 몸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20년은 아쉬움이 가득했다. 3월에 소집해제됐지만 7월말 방출을 통보받았다. 2년간 준비했던 걸 보여주기에 4개월은 너무도 짧은 시간이었다. 뼛조각이 팔꿈치를 괴롭힌 여파도 컸다. 재활만으로도 충분히 버틸 수 있었지만 다시 한 번 수술대에 오르기로 결심했다. “지금 내 나이, 상황에 다시 한 번 수술하라고 하면 보통 유니폼을 벗는다. 하지만 한 번쯤 더 해보고 싶었다. 세 번 했는데 네 번은 못하겠냐는 생각이었다”는 설명이다. 수술과 재활이 성공적이었고, 의사는 “향후 5년 이상은 통증이 없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몸 상태가 100%에 가까우니 욕심이 클 수밖에 없다.
수술 직전 강장산은 랩소도 측정 결과 최고 147㎞ 이상의 속구를 뿌렸다. KT에서 배려해준 덕에 웨이버 공시 후에도 익산에서 팀과 함께 차근차근 재활할 수 있었다. 주위에서는 “넌 방출됐는데 자존심도 없냐. 왜 거기 남아있냐”고 아쉬워했지만, 야구를 더 하고 싶다는 욕심에 이것저것 재지 않았다. 강장산은 “지금 와서 슈퍼스타가 될 수 없다. 그걸 바라는 건 과한 욕심”이라고 자책했다. 그에게 필요한 건 유니폼을 입고 자신을 증명할 기회다. KT 시절부터 최신 이론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고, 후배들을 잘 이끄는 선배 역할을 하며 은퇴 후 지도자감으로 평가받았기에 아쉬움은 더 짙게 느껴진다.
강장산은 “육성선수가 되어도 상관없다. 솔직한 심정은 연봉 단 한 푼도 안 받아도 된다. 체계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기회만 주어진다면 가치를 증명할 자신은 있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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