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박세리부터 2020년 김아림까지…태극낭자 US여자오픈 우승의 역사

입력 2020-12-15 15: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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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골프 선수들에게 마스터스 우승이 최고의 목표라면, 여자 선수들에게는 US여자오픈트로피가 가장 갖고 싶은 타이틀이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만 모인다는 미국의 내셔널 타이틀 대회지만 1998년 박세리(43·은퇴)의 첫 우승 이후 US여자오픈의 역사는 태극낭자들과 함께 해 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로 유독 우리 선수들이 강한 면모를 과시해왔다.

극적인 장면과 진기한 기록도 많이 연출했다. 4라운드까지 태국계 미국인 제니 추아리시폰과 동률을 이룬 박세리는 당시 규정에 따라 18홀 ‘연장 5라운드’를 치렀다. 17번 홀까지 우열을 가리지 못했던 박세리는 18번(파4) 홀에서 드라이버 티샷이 왼쪽으로 날아가 연목 경사지 러프에 걸리는 위기에 빠졌다. 지켜보던 모든 이가 ‘힘들겠구나’라고 생각할 때, 박세리는 양말을 벗고 맨발로 연못에 들어가 공을 쳐 냈고, 결국 보기를 적어내며 승부를 이어갔다. 연장 20번째 홀에서 6m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태극낭자 US여자오픈 우승 역사의 첫 장을 열었다.

그로부터 7년 뒤, 이번에는 김주연(39)이 일을 냈다. 모건 프리셀(미국)과 공동 선두였던 김주연은 4라운드 18번(파4) 홀에서 우드로 친 세컨 샷이 그린 왼쪽 벙커에 빠지고 말았다. 파 세이브도 쉽지 않아 보였지만 영문명 ‘버디 킴’처럼 김주연의 벙커샷은 그대로 홀컵에 떨어져 버디로 연결됐다. ‘기적의 벙커샷’ 우승이었다.



‘세리 키즈’인 박인비(32)는 2008년 최종합계 9언더파로 자신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 첫 승을 US여자오픈에서 따냈다. 당시 19세11개월17일로 우승한 박인비는 여전히 역대 최연소 US여자오픈 우승 주인공으로 남아있다. 박인비는 2013년에도 이 대회 챔피언에 올라 태극낭자 중 유일하게 US여자오픈 2차례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선두에 2타 뒤져 최종라운드를 시작해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고 짜릿한 1타 차 역전 우승을 차지한 2009년 지은희(34)와 함께 2011년 유소연(30)의 우승도 특별한 장면으로 남아있다.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서희경(34)과 공동 선두로 정규라운드를 마친 유소연은 16번(파3)~17번(파5)~18번(파4) 홀 3개 홀에서 펼쳐진 연장전에서 파~버디~버디를 기록하며 파~더블보기~파에 그친 서희경을 따돌렸다.



전인지(26)는 2015년 최종라운드 15~17번 홀 3연속 버디에 성공하며 양희영(31)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챔피언에 올랐고, 2017년과 2019년 우승을 차지한 박성현(27)과 이정은6(24)은 각각 루키 시즌, 자신의 미국 무대 첫 우승을 US오픈에서 따내는 쾌거를 달성했다. 그리고 2020년, 이번에는 김아림이 US여자오픈에 첫 출전해 우승한 역대 5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리며 화려하게 세계 여자골프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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