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민 7년·정수빈 6년 FA 계약, 두산의 ‘프랜차이즈 만들기’는 계속된다

입력 2020-12-16 15: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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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7명의 선수가 프리에이전트(FA) 시장으로 나가면서 최대 위기에 직면했던 두산 베어스가 선방하고 있다. 팀의 현재이자 미래인 1990년생 듀오 허경민-정수빈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총 141억 원의 거액을 투자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10일 허경민과 계약이 시발점이었다. 특히 ‘두산발’ FA 7명 중 첫 계약이었다는 점에서 ‘전원 이탈’에 대한 팬들의 우려도 잠재울 수 있었다. 계약 규모는 계약기간 4년에 계약금 25억 원, 연봉 총액 40억 원 등 총 65억 원이었고, 4년 계약이 끝난 뒤에는 3년 20억 원의 선수 옵션 조항을 덧붙였다. 최대 7년 총액 85억 원의 계약을 통해 허경민은 37세가 되는 2027시즌까지 두산 유니폼을 입을 수 있게 됐다.

정확한 타격과 뛰어난 3루 수비로 기여도가 높았던 허경민의 잔류는 두산 내야의 위험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 당시 계약을 주도했던 구단의 핵심 관계자는 “원 클럽 맨,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상징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정수빈과 협상도 이 같은 관점에서 진행됐다. 경쟁 구단은 한화 이글스였다. 예상보다 치열한 영입전이 펼쳐지면서 계약 총액도 점점 올라갔다. 이때 두산이 꺼내든 카드가 장기계약이었다. 두산은 16일 오전 6년 총액 56억 원(계약금 16억 원·연봉 총액 36억 원·인센티브 4억 원)에 정수빈과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보장액만 52억 원이다. 최주환(SK 와이번스)과 오재일(삼성 라이온즈)이 떠난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계약이었다.

두산 관계자는 “우리 팀도 정수빈이 필요했기에 그만큼의 액수를 제시했던 것”이라며 “경쟁이 워낙 치열해 4년 계약 총액이 자꾸 올라갔다. 우리는 정수빈을 잡고 싶었기에 장기계약을 통해 기간을 늘리는 쪽으로 협의를 시작했다. 6년 계약을 제시하면서 어느 정도 조율이 됐다”고 설명했다.

정수빈은 외야 수비에선 국내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빠른 발을 앞세운 넓은 수비범위와 타구판단능력을 모두 갖췄다. 입단 첫해인 2009시즌부터 상대 타자들의 안타성 타구를 건져내며 팀을 승리로 이끈 사례가 셀 수 없이 쌓였다.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데다 주루 플레이에도 능해 상대 배터리를 부담스럽게 만드는 타자다.

정수빈은 “너무 좋은 조건을 제시해준 구단에 감사드린다.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예전보다 더 열심히 뛰어다니겠다”며 “‘원 클럽 맨’, ‘베어스 맨’이 된 것 같아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후배들보다 먼저 뛰고 솔선수범하겠다. 평생 ‘허슬두’의 이미지에 맞는 플레이를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협상을 주도한 구단 관계자는 “우리 팀에서 여러 명의 FA가 나왔다”며 “허경민과 정수빈은 우리 팀에서 잘해왔다. 김재호와 오재원처럼 앞으로 중심 역할을 해내며 후배들의 방향을 잡아주고 문화도 이끌어주는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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