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범 기자의 투얼로지] 은평에서 만나는 위로와 힐링, 나홀로 나들이 가볼까

입력 2020-12-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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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사 경내에 들어셤 가장 먼저 눈에 띠는 금으로 칠해진 대웅보전(위 사진). 안에는 보물로 지정된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이 모셔져 있다. 진관사 경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산책로 ‘마음의 정원’(아래 사진). 겨울 산사의 정취를 느끼기 좋은 코스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유서 깊은 수국사, 황금법당 눈길
진관사 산책로, 겨울산 운치 매력
봉산 편백나무숲서 피톤치드 힐링
한 해를 보낼 때 습관처럼 쓰던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말이 올해처럼 실감나는 해가 또 있었을까. 바쁘고 고달팠던 2020년이 어느새 며칠 남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인방역으로 모든 일상이 조심스러운 지금은 연말도 차분하게 혼자 정리하는 것이 순리다. 서울관광재단이 올해 마지막 서울 여행지로 추천한 은평구에는 한가로운 편백나무숲 산책로부터 고즈넉한 겨울 산사까지 한 해를 마무리하는 나홀로 나들이에 맞는 명소들이 많다.

겨울 정취 무르익은 은평 3대 사찰

봉산 자락의 수국사는 조선 세조 때 창건한 제법 유서깊은 사찰이다. 경내에 들어서면 화려한 대웅보전이 눈에 띈다. 전통 목조법당 안팎을 순금으로 칠한 황금법당이다. 대웅보전에는 보물로 지정된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이 있다. 이곳에서는 휴대전화를 금지하고 하루 한 끼 공양에 매일 6시간씩 수양하는 묵언수행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북한산 아래에 있는 진관사와 삼천사는 한옥마을을 사이에 두고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함께 둘러보기 좋다. 삼천사는 사찰 입구에서 계곡 따라 걷는 길의 경치가 멋지다. 험하지 않으면서도 북한산 계곡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남다르다. 대웅전 왼쪽 산신각 아래 병풍바위에는 보물 제657호 마애여래입상이 있다.

삼천사에서 한옥마을로 내려와 진관사로 가는 길은 ‘백초월길’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일제강점기 불교계 독립운동을 했던 백초월 스님을 기리기 위해 붙였다. 진관사 일주문을 지나면 ‘마음의 정원’이라는 산책로가 나오는데 고요한 겨울 산사의 정취를 느끼기 좋다.

봉산 봉수대엣거 바라본 12월의 일출(위 사진). 남산타워 왼편, 인왕산 자락 위로 해가 떠오른다. 봉산 편백나무숲의 산책로(아래 사진).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조성해 이제 6년 밖에 되지 않은 어린 숲이어서 앞으로의 모습이 더 기대가 된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편백나무숲 산책과 봉산 일출
편백나무는 주로 남부지방에서 많이 자라는데, 은평구는 2014년부터 숭실고 뒷편 봉산 자락에 편백나무숲을 조성했다. 지금까지 심은 편백나무가 1만2000 그루가 넘는다. 아직은 숲의 나이가 얼마 안돼 아주 울창하지는 않다. 하지만 사철 푸름을 유지하고, 피톤치트가 왕성한 편백나무 특성 때문에 겨울에도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다.

봉산 정상에는 조선시대에 도성에 소식을 알리던 봉수대가 있다. 높이는 207m로 그리 높지 않지만, 산등성이 능선을 따라 걷는 재미가 있다. 봉수대에서 일출을 감상할 수 있어 해맞이 행사를 매년 진행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공식행사가 열리지 않는다. 봉수대에서 일출을 볼 때 가장 쉬운 코스는 수국사 뒤편의 등산로 길이다. 약 30분만 걸으면 된다. 다만, 시작부터 능선에 올라설 때까지 계단 오르막길이 이어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각오는 해야 한다.

은평한옥마을의 골목길. 서울 북촌이 1920년대 전후의 근대 한옥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곳이라면, 은평한옥마을은 미래지향적인 현대의 한옥을 표현한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은평한옥마을과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서울 북촌이 1920년대 전후 근대 한옥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곳이라면, 은평한옥마을은 미래지향적인 현대 한옥을 만날 수 있다. 카페나 음식점, 숙소, 체험장소 등도 있지만 나머지는 주민 주거공간이어서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도록 에티켓을 지키는 것이 필수다.

이곳에 있는 셋이서 문학관은 이름처럼 은평 출신 문인 천상병, 중광, 이외수 작가의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곳이다. 바로 옆의 삼각산 금암미술관은 원래는 모델하우스였으나, 현재는 ‘한옥 속 미술관’이라는 테마로 한국 문화를 감상하고 즐기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은 2014년 10월 개관했다. 3층 한옥실에서 한옥의 원리와 문화를 소개하는 전시를 하고 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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