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모의 깨는 소리]내 인생이 저 사람 인생보다 힘들다고 느껴질 때

입력 2020-12-31 15: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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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씨가 된다고 하죠’. 어릴 적 어른들의 말씀에 ‘그런 게 어딨어’하고 코를 킁킁 거렸지만, 살다보니 정말 그렇습니다.

무심결에 말을 내뱉으면서 ‘엇, 이거 씨가 되면 어쩌지’하고 겁이 더럭 날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씨가 되어 돌아왔을 때는 후회막심입니다. (예를 들어 감기가 그렇죠)

가만히 생각해보면 ‘말이 씨가 된다’는 것은 이 세상, 더 확장해서는 우주가 돌아가는 법칙 중 하나 같습니다.
사람의 말에는 우리도 모르는 힘과 권위 같은 것이 있나봅니다.
‘말이 씨가 된다’는 것은 곧 ‘말한 대로 된다’는 의미이니까요.

이처럼 세상이 돌아가는 법칙을 만든 ‘누군가’를 신이라고 볼 때, 설마 신이 ‘너 그렇게 말했니? 한번 제대로 당해봐라’하고 시련을 안겨주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쪼잔하고 심보가 고약한 신이라니요.

하나님은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능력 이상으로 시련을 겪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바울 사도는 “사람이 흔히 겪는 시련말고는 우리를 덮친 시련은 없었다”고 했죠.

그 ‘흔한 시련’조차 우리에게는 죽을 것처럼 힘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님에도 말이지요.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는 시련은 시험문제와도 같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 시험문제 얘기는 언젠가 좀 더 깊이 있게 나누어보고 싶지만, 지금은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이 이 땅에 사는 동안 끊임없이 시험문제를 내십니다.

누군가는 수능 시험문제지를 받아들고, 누군가는 초등학교 수준의 시험문제지를 받기도 합니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면 박사논문을 쓸지도 모르지요.

그러니 우리는 “난 왜 이렇게 인생이 힘들어. 저 사람은 쉽고 편하게 사는데”하고 불만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테스형한테 하소연을 할 일도 아닙니다.

내 인생이 저 사람보다 힘든 건 시험문제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요.

말은 씨가 되어 내게로 돌아옵니다. 신을 믿는 사람도, 믿지 않는 사람도 이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왕 돌아올 씨라면 좋은 씨를 뿌려야겠지요.

오늘은 따뜻한 말,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말, 내 자신에게 힘이 되는 말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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