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본 2020 한국 경마…새해엔 어떤 일이?

입력 2021-01-0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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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한국경마는 코로나19로 인한 말산업 붕괴의 위기감 속에서 내실 다지기에 분주했다. 무고객 경마에서 텅 빈 관중석을 배경으로 힘차게 출발하고 있는 경주마들. 사진제공 l 한국마사회

코로나 비상경영 속 ‘경마 한류’ 기대감 업

코리아컵·스프린트 대회 등 줄취소
경마매출 감소 말산업 피해로 이어져
경주 수출 통해 ‘K-경마’ 경쟁력 높여
닉스고, ‘美 경마올림픽’ 승전보 경사
2020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말산업 붕괴의 위기감 속에서 한국경마의 내실을 다지느라 분주했던 한 해였다. 한국경마의 지난 한해 주요 이슈를 돌아봤다.

코리아컵·스프린트 국제경마대회 취소
코리아컵·스프린트는 총 20억 원의 상금을 놓고 아시아와 유럽, 북미의 우수한 경주마들이 도전하는 국제공인대회다. 2019년 단 두 경주의 해외 매출액이 71억 원에 달할 만큼 해외 경마팬들에게 인기가 높았으나, 코로나19 여파로 9월13일 열릴 예정이던 대회가 취소됐다. 우리와 달리 프랑스 개선문상, 미국 브리더스컵, 호주 멜번컵, 일본 재팬컵, 홍콩 홍콩컵 등 해외 주요 대상경주는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예정대로 열렸다.

88올림픽 승마경기장 34년 만에 새 단장
수많은 국제승마대회를 치루며 한국 승마발전에 기여해온 88승마장이 34년간 유지했던 낡은 모래바닥을 거두고 국제규격의 잔디마장과 함께 잔디관람석으로 변모했다. 한국마사회는 88승마장 재개장과 함께 4개의 승마대회를 1주일간 개최하며 코로나19로 멈춰있던 승마계와 말산업에 모처럼 만의 활기를 불어넣었다.

경마중단으로 인한 말산업 피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월부터 한국경마가 휴장에 돌입하며 한국마사회는 초유의 적자경영에 직면했다. 경마매출이 6조 원 이상 감소했고, 이로 인해 정부의 농특세와 지자체의 레저세·교육세 납부금액은 전년 대비 1조 원 이상 줄었다. 한편 한국경마 매출의 약 5배 규모인 일본경마는 온라인 발매를 통해 전년 대비 매출이 3% 증가하는 등 국제 말산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무고객 경마도 중단 ‘비상경영’

한국마사회는 경마 중단에 따른 말산업 종사자들의 경영난 타개를 위해 200억 원의 상생자금을 긴급 수혈한데 이어 6월에는 무고객 경마에 돌입했다. 수입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보유자금을 활용한 무고객 경마로 매주 70억 원을 상회하는 경마상금을 투입해 경마생태계 붕괴를 막았다. 그러나 고객 입장이 안되는 상황이 계속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어 9월부터는 무고객 경마도 잠정중단하고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했다.

전천후 실내 언덕주로 개장
실내 언덕주로가 올해 전북 장수와 제주 육성목장에 개설됐다. 실내 언덕주로는 최고 5도의 경사면으로 경주마의 다리근육과 심폐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날씨와 계절에 제약 없이 훈련이 가능한 훈련시설이다. 국산 경주마 능력 향상으로 한국경마의 질적 향상은 물론 경주마 수출 활성화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며, 국산마의 가치를 끌어올려 말 생산농가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주마 경매 사상 최저 낙찰률 기록
코로나19로 경마가 멈추면서 마주들의 경주마 구매력이 낮아져 경매 낙찰률이 한 때 4%까지 폭락하는 등 경주마 생산농가의 피해가 극심해졌다. 한국마사회는 경매 활성화를 위해 유튜브와 카카오톡을 활용한 언택트 경매를 시도했으며 축산발전기금으로 운용되는 경매유통장려금을 10억 원 이상 확대했다. 또한 2021년 파격적인 국산마 우대책을 내놓으며 국산마 시장 부양에 집중했다.

급증한 불법 온라인 경마
온라인 발매가 불가한 합법 사행산업의 틈을 이용해 불법 온라인 경마가 성행하고 있다. 해외 경마에 베팅하는 불법 경마사이트 신고건수가 전년 대비 90% 이상 증가했다. 폐쇄된 사이트도 전년 대비 30% 이상 늘었다. 한국마사회는 불법경마 신고포상금을 최대 5억 원으로 상향하면서 신고 활성화에 나섰다. 하지만 비대면을 통한 합법시장의 경쟁력 강화 등 근본적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불법경마로의 풍선효과가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해외 진출 ‘K-경마’ 기대감 높아
한국마사회는 2019년까지 14개국에 경주를 수출하며 수출산업으로서 경마의 도약 가능성을 확인했다. 2020년에는 무고객경마로 국내 매출이 전무한 상황 속에서도 경주 수출을 통해 ‘K-경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11월 카자흐스탄과 200만 불의 K-TOTE(국산 발매시스템)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경주 수출 일변도이던 해외사업을 확대해 발매시스템 수출, 국내 중소기업 해외진출의 가교로서 ‘경마 한류’의 시작을 알렸다.

닉스고, 미국 브리더스컵 더트 마일 우승
2020년 11월 7일(한국 시간 8일 오전) 한국마사회 케이닉스 선발마 닉스고가 미국의 경마올림픽 브리더스컵 더트마일(GⅠ, 1600m, 3세 이상)에 출전해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했다. 닉스고는 뛰어난 유전자원을 조기에 발굴해 씨수말로 육성하는 케이닉스 사업으로 선발됐으며, 은퇴 후에는 국내에서 씨수말로 활약할 예정이다.

축산발전기금 납입 사실상 0원

한국마사회는 경마 이익금의 70%를 축산발전기금으로 납입하고 있다. 축산발전기금은 농축산물 수급 및 가격 안정, 농업분야 연구개발, 가축 위생 및 방역과 같은 농축산 생산농가의 안정과 학교 우유 급식 및 국민 먹거리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2019년 938억 원을 출연하며 축산발전기금의 약 31%인 3조 원을 누적 출연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경마이익금이 없기에 사실상 출연이 불가해지며 농축산 업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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