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투타 최고액! 자존심 확실히 세운 NC, 이성·감성 다 챙겼다

입력 2021-01-04 16: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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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루친스키(왼쪽)-알테어. 스포츠동아DB

마음만 먹는다면 KBO리그를 폭격했던 외국인타자의 영입에도 다가설 수 있었다. 명분도, 이를 뒷받침할 자금도 충분했다. 하지만 지갑을 다른 쪽으로 열었다.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일궈낸 주역들에 대한 두터운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NC 다이노스가 드류 루친스키(32)와 애런 알테어(30)에게 2021시즌 외국인선수 최고액을 안겨준 이유다.

4일 기준으로 2021시즌 외국인선수 30명 중 26명의 계약이 끝났다. NC와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는 투수, 키움 히어로즈는 타자를 새로 영입할 계획이다. 남은 외인 4명이 모두 신규선수로 채워지면 100만 달러 상한선에 걸리게 된다. 따라서 올해 외국인선수 중 몸값 최고액은 투수 루친스키, 타자 알테어다.

NC는 1일 루친스키와 총액 180만 달러(약 19억 원)에 재계약했다. 옵션은 20만 달러에 불과해 보장액만 따져도 최고액이다. 2위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라이온즈·150만 달러)과는 30만 달러 차이다.

루친스키는 지난해 정규시즌 30경기에서 19승5패, 평균자책점(ERA) 3.05로 펄펄 날았다. 이어 두산과 한국시리즈(KS)에선 3경기(2선발)에 등판해 2승1세이브, ERA 0.69로 역투했다. 단일 KS에서 2선발승·1세이브를 챙긴 것은 1988년 문희수, 1996년 이강철(이상 해태 타이거즈) 이후 루친스키가 3번째다. 이처럼 정규시즌과 KS를 제패하는 데 모두 앞장섰으니 확실히 지갑을 열어 대우했다.

알테어도 같은 날 140만 달러에 재계약하며 타자 몸값 1위를 찍었다. KBO리그 5년차를 맞이하는 제이미 로맥(SK 와이번스)이 115만 달러, 2년 연속 최다안타 타이틀을 차지한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두산)가 110만 달러이니 NC가 확실히 배려한 게 드러난다.

알테어는 지난 시즌 초반만 해도 중심타선에서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8번 타순으로 이동한 뒤 펄펄 날았다. 정규시즌 136경기에서 타율 0.278, 31홈런, 108타점으로 활약했고 KS에서도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나성범의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 결과에 따라 2021년 역할은 더욱 커질 수 있다.

NC는 보류권을 가진 에릭 테임즈(요미우리 자이언츠·120만 달러)의 영입을 충분히 시도할 수 있었다. 2014년부터 3년간 리그를 폭격했던 테임즈의 복귀를 타진했던 이력이 있기에 마냥 불가능한 상상도 아니었다. 그러나 찬란한 2020년을 함께 이룩한 이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단순히 감성적인 이유가 아닌, 이들이 2021년에도 ‘지속 가능한 강팀’ NC를 만들어줄 것이란 기대도 담겨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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