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눈밭에서도 쉬지 않은 러닝…KT 안영명이 떠올린 18년 전 기억

입력 2021-01-07 1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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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안영명이 7일 수원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올 시즌은 다시 초년병으로 돌아간 느낌 이라고 했다. KT는 베테랑 불펜으로서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수원|최익래 기자

“형, 지금 밖에 눈 살벌해요.”

웨이트 트레이닝을 마친 안영명(37·KT 위즈)이 두꺼운 패딩 점퍼를 갖춰 입고 그라운드로 향하자 후배 한 명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7일 수원KT위즈파크는 전날 밤부터 내린 폭설로 완전히 ‘눈동산’이었다. 하지만 안영명은 루틴을 지키기 위해 완전무장한 뒤 운동장에 나갔다. 40여 분의 러닝 후 가쁜 숨을 몰아쉬는 안영명에게서 2021년을 향한 각오가 느껴졌다.

안영명은 지난 시즌 종료 후 한화 이글스로부터 방출통보를 받았다. 2003년 1차지명으로 입단해 활약했기 때문에 아쉬움은 컸다. 하지만 기회는 금세 찾아왔다. 나흘간 생각을 정리하던 그에게 KT가 손을 뻗었고 곧장 잡았다. 안영명은 12월말 수원으로 이사하며 ‘기러기 아빠’ 생활을 시작했다. 이제 막 돌이 되는 막내가 눈에 밟혔지만 야구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7일 만난 안영명은 “어릴 때부터 눈밭에서 뛰는 걸 좋아했다. 운치도 느끼고 좋았다”는 너스레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어 “월요일부터 수원에서 꾸준히 운동하고 있다. 짧게나마 지켜본 KT 투수들 분위기는 상당히 좋았다. 특히 목표의식이 확실한 게 인상적이었다. 훈련 하나를 해도 확실한 효과를 보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7일 수원KT위즈파크는 전날 밤부터 내린 폭설로 그라운드 전체가 눈에 뒤덮혀 있었다. 하지만 안영명은 루틴을 지키기 위해 40분간 러닝을 소화했다. 수원|최익래 기자



이강철 감독은 투수 최고참 안영명에게 베테랑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안영명 역시 “야구는 어디서 하든 똑같지만 아무래도 새로운 환경이라 부담도 된다. KT는 지난해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한 강팀이다. 내가 팀을 이끈다기보다는, 훌륭한 영건들이 맘껏 뛰놀 수 있도록 뒤를 받치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올해 10개 구단 모두 국내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른다. 초유의 환경이지만 안영명에게는 노하우가 있다. 입단 첫해인 2003년 한화에서 제주도 1군 캠프를 소화했기 때문이다. 18년 전 기억이 아픔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베테랑의 노하우는 더욱 힘을 발휘할 전망이다. 안영명은 “당시 아무 것도 몰랐던 신인이었지만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무리했고 캠프 시작 직후 다쳤다. 때문에 올해는 페이스를 일찍 끌어올리기 위해 11월부터 안 쉬고 운동했다”라며 “이런 부분을 후배들에게 알려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안영명은 초년생으로 돌아간 것 같다는 소회를 밝혔다. 그는 “한화 방출 후 KT 제의 전까지 나흘간 ‘백수생활’을 했다. 은퇴준비를 해왔다고는 해도 피부로 와 닿으니 다른 느낌이었다. 그때 느낀 절박함을 갖고 올 시즌 더욱 적극적으로 뛰겠다”고 각오했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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