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잡기는 끝났다, 두산 박세혁의 2021년은 ‘평균치 만들 시간’

입력 2021-01-19 15: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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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박세혁.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박세혁(31)은 2019, 2020시즌을 통해 소속팀을 넘어 KBO리그에서도 정상급 포수임을 입증했다. 2018시즌이 끝나고 현역 최고의 포수로 평가받는 양의지(NC 다이노스)의 프리에이전트(FA) 이적에 따라 주전 안방마님이 되면서 전성시대를 열었다.


2년간 무리 없이 풀타임을 소화한 비결은 분명하다. 오랫동안 백업 역할을 하며 축적한 경험을 완벽하게 실전에 접목한 덕분이다. 투수의 장점을 살리는 동시에 상대 타자의 컨디션을 간파하고 볼 배합을 바꾸는 임기응변도 향상됐다. 타격에서도 2019시즌 타율 0.279(441타수 123안타), 4홈런, 63타점, 2020시즌 타율 0.269(360타수 97안타), 4홈런, 51타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며 스스로 입지를 다졌다. 2019년 통합우승에 이은 2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팀의 주전포수를 평가 절하할 이유는 없다.


3번째 풀타임 시즌인 2021년은 평균치를 만들 시간이다. 지도자들은 “3년간 꾸준히 잘해야 평균치가 나온다”고 입을 모은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늘 “삼세 번”을 외치며 꾸준함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특정 선수의 ‘깜짝 활약’에도 칭찬을 보류한 이유다. 특히 포수는 자신을 제외한 8명의 야수를 모두 마주보고 있는 그라운드의 야전사령관이다. 평균치를 만들며 자리를 잡아야 팀의 흔들림을 최소화할 수 있다.


강점은 확실하다. 포수의 블로킹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Pass/9((폭투+포일)×9÷소화 이닝)’를 살펴보면 박세혁의 특장점을 엿볼 수 있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탁월한 블로킹 능력을 앞세워 불필요한 진루를 막아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박세혁은 2020시즌 0.348(최저 1위), 2019시즌 0.386(최저 3위)의 Pass/9를 작성했다.


풀타임 첫 시즌의 ‘허니문’이 끝나면 팬들의 비난도 거세지기 마련인데, 박세혁은 그 부담마저 이겨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압도적 피칭을 선보인 크리스 플렉센(시애틀 매리너스)은 인터뷰 때마다 “좋은 호흡을 유지한 박세혁에게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두산의 2021시즌은 또 한 번의 시험대다. 주전 1루수였던 오재일(삼성 라이온즈)과 2루수 최주환(SK 와이번스)의 FA 이적으로 전력약화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려운 시기에 주전포수의 존재감은 그만큼 더 커진다. 박세혁에게는 평균치를 만드는 동시에 자신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릴 기회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박세혁의 열정을 고려하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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