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의 의사결정에 따라 움직이는 야구단 운영과 매각

입력 2021-01-26 16: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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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신세계그룹의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 인수는 야구계를 넘어 사회적으로도 모두가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이었다. 현 시점은 물론 그간의 야구단 양수-양도 사례에 비춰볼 때 SK텔레콤(SKT)이 와이번스를 내놓을 별다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매각 과정을 살펴보면 과거와는 배경 자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대기업 오너십에 의해 매수와 매도가 이뤄졌다는 점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모기업 최고위층이 의사를 결정해 실무선으로 내려보내는 이른바 ‘톱다운’ 방식이다. 그러나 신세계그룹의 프로야구단 인수에선 철저하게 기업의 논리가 작용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한다.


이전까지 매각을 추진하는 기업들 대부분은 프로스포츠단 운영에 부담을 느껴 팀을 시장에 내놓았다. 경영상의 고충이 컸다. 그러나 이번에는 구매자가 적극성을 보였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에 구단을 매각하는 측에서도 합리적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프로야구에 국한되지만, 지난 몇 년간 기업들은 프로야구시장에 뛰어드는 데 적극성을 보였다. 매각과 매입의 사례는 아니지만 엔씨소프트 또한 프로야구단 창단에 적극성을 보였고, 제9구단 NC다이노스를 만들어 KBO리그에 진입했다.


대기업 오너들이 단순히 프로야구단을 보유하는 자체만으로 자부심을 갖는 차원을 넘어섰다는 얘기다. 사회공헌 또는 기업홍보를 위해 프로야구단을 이용하는 수준이 아니다. 프로야구단을 모기업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와이번스를 인수한 배경과 그들이 밝힌 비전만 봐도 확인할 수 있다. 그룹이 확보한 다양한 서비스를 집약해 야구장을 ‘라이프스타일 센터’로 탈바꿈해 나간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신세계그룹은 “팬과 지역사회, 관계기관의 의견을 수렴해 장기적으로는 돔구장을 포함한 다목적 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등 인프라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야구장(돔구장)을 매개로 한 생활문화복합시설의 건립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확고한 오너십이 작용하는 게 마냥 긍정적이라고 보는 시선은 위험하다. 대표적 사례가 삼성 라이온즈다. 모기업 삼성이 삼성전자를 통해 든든하게 후원하던 시절 ‘삼성왕조’를 구축했지만, 제일기획으로 운영주체가 변경된 이후 구단 예산을 순차적으로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경영합리화를 추진했다. 팀은 어려움에 봉착했고,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산업적 측면에서 스포츠시장을 바라봤을 때 프로야구단을 포함한 대부분의 스포츠구단들은 재정적으로 여전히 모기업 의존도가 높다. 오너가 포기하면 구단은 곧 존폐를 걱정할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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