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자부심…21년, 1390만991명의 팬에게 행복 드린 SK

입력 2021-01-29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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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야구단의 주인이 SK텔레콤에서 신세계그룹으로 넘어가지만, 와이번스와 함께한 구성원과 팬들의 추억이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김원형 감독(49)은 SK의 시작과 끝을 모두 함께한 인물이다. 1991년 고향 전주를 연고로 한 쌍방울 레이더스에 입단했으나, 1999년을 끝으로 해체의 아픔을 겪었다. 2000년 쌍방울 선수단을 물려받은 SK가 창단하며 새 유니폼을 입었다. 선수 은퇴 후 타 구단 코치로 보낸 4년의 시간을 제외하면 SK의 역사에 언제나 그가 있었다. 제2의 고향이었고, 김 감독의 자녀들에게는 실제 인천이 고향이다.



김 감독은 28일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선수, 코치, 감독으로 함께하며 그 사이 가정도 꾸렸다. SK는 내게 집이었다. 밖에서 어떤 일을 겪어도 집에 들어가면 안락해지지 않나. SK는 그런 의미였다”고 밝혔다. 이어 “쌍방울이 해체할 때와 지금은 다르다. 당시엔 모기업의 여건이 워낙 열악해 선수나 코치, 감독 모두 힘들어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결국 야구는 똑같기 때문에 동요하지 않고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2008년부터 SK를 응원하기 시작해 연 평균 10회 이상씩 인천을 찾았다는 야구 팬 고나은(33) 씨는 “처음 기사를 봤을 때 사실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아직도 실감이 나진 않는다”며 “미운 정, 고운 정 모두 잔뜩 들었다. 성적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SK는 내게 자부심이었다”고 회상했다.



SK는 21년간 2821경기에서 2만5731개의 안타, 2879개의 홈런을 때리고 1만9086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1437승을 팬들에게 선물했다. 12번의 포스트시즌 진출과 4번의 한국시리즈 우승. 아픔으로 점철됐던 인천 팬들의 한을 풀어준 팀이었다. 말뿐이던 기업의 사회적 공헌에서 벗어나 구단 차원에서 팬들의 행복을 최우선 기치로 내걸었다. 타 구단에서도 SK의 사회공헌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애썼다. 리그 분위기를 바꿨다는 건 어쩌면 왕조, 승리보다 더 큰 가치다. 누군가에게는 집, 누군가에게는 자부심,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인생이었다.


비록 SK 와이번스라는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21년간 인천SK행복드림구장을 찾았던 총 1390만991명의 팬들은 SK의 행복드림을 잊지 못할 것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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