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네이버, BTS·블랙핑크와 손잡다

입력 2021-01-2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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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보단 공존과 상생…글로벌 케이팝 시장의 확대

빅히트 위버스·YG 계열사 플러스 투자
브이라이브 통해 통합 서비스 파이 키워
그룹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그리고 네이버가 손을 잡았다. 케이팝을 대표해온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의 각기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와 YG엔터테인먼트(YG)가 합작하고, 국내 최대 규모의 포털업체로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온 네이버가 그 무대를 새롭게 구축키로 했다. 케이팝 팬덤을 이끌어온 양대 그룹을 간판 삼은 기획사들과 대형 포털업체의 합작이 약 8조원에 달하는 관련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다는 의지로 읽히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강력’ 케이팝 플랫폼의 통합 시너지 노린다
27일 네이버는 빅히트의 자회사 비엔엑스(beNX)에 4118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빅히트는 네이버의 브이라이브 사업부를 양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비엔엑스는 방탄소년단 등 빅히트 소속 스타들의 콘텐츠를 통해 팬덤을 쌓아온 대표적 케이팝 플랫폼인 위버스를 운용해왔다. 네이버는 다양한 가수들의 팬미팅과 콘서트 등 콘텐츠를 제공하는 동영상 브이라이브를 선보여왔다.

2015년 시작한 브이라이브는 지난달까지 누적 1억명의 이용자 가운데 해외 비율이 90%에 이른다. 2019년 6월 방탄소년단의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을 생중계해 전 세계 14만명의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등 힘을 과시해왔다. 위버스도 못잖다. 2019년 이후 세계 최강 팬덤을 자랑하는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뉴이스트, 세븐틴, 여자친구, 씨엘, 선미 등 케이팝 스타들을 등장시키며 팬들과 소통해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지난해 상반기에만 1127억원의 수입을 안겨주며 빅히트 전체 매출의 38%를 차지할 정도로 강력한 플랫폼이 됐다.

두 플랫폼은 빅히트와 네이버가 이번에 손을 잡으면서 새로운 통합 무대로 전환하게 됐다. 빅히트는 “브이라이브의 운영 인력과 기술을 흡수하고 약 1년간의 서비스 통합 과정을 거쳐 하나의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상생’으로 케이팝 파이 확대
이는 케이팝 글로벌 시장 장악을 노리는 시도로 읽힌다. 여기에 빅히트가 블랙핑크와 빅뱅 등 글로벌 케이팝 스타들의 소속사 YG의 자회사인 YG플러스에 7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도 힘을 더한다.

양측은 플랫폼·유통·콘텐츠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음원·음반 유통과 MD사업을 하는 YG플러스는 향후 5년간 빅히트와 그 계열사의 음반·음원을 유통키로 했다. 또 YG플러스는 빅히트의 아티스트 MD 기획 및 제작에 협업하고, YG 소속 아티스트의 MD를 위버스에 공급한다.

한 마디로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빅뱅 등 글로벌 팬덤을 구축해온 대형 아티스트의 콘텐츠가 한 지붕 아래 모이는 셈이다. ‘글로벌 빅스타’들을 하나의 창구에서 만날 수 있는 강력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된 것이다.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를 지향해 온 두 회사가 협력하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하며 “폭넓은 비즈니스 부문에서 다양한 아티스트를 활용하는 시너지 창출”을 다짐한 두 회사의 출사표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 이유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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