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스고 ‘페가수스컵’ 우승…벌써부터 씨수말 기대 UP

입력 2021-01-2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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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능력이 뛰어난 경주마는 그 DNA를 자마에게 그대로 물려줄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경주마는 몇 백 마리의 자마를 생산하기 때문에 스타 경주마가 전체 말산업에 미치는 영향 역시 크다.

엡섬더비에서 우승했고 2001년 유럽3세마 챔피언에 올랐던 경주마 ‘갈릴레오’는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2008년, 2010년, 2019년 리딩사이어(그 해 최고의 씨수말)로 등극했다. 당시 회당 교배료가 60만 유로(약 8억 원)로, 2500억 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23일 미국 페가수스 월드컵에서 우승한 ‘닉스고’가 한층 더 주목받는 이유도 우수한 경주 성적에 힘입어 내년 이후 씨수말로 데뷔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닉스고’의 조교사 브래드 콕스는 블러드호스지와의 인터뷰에서 ‘닉스고’의 우승 이력을 손꼽으며 씨수말로서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국 현지에서 씨수말로 데뷔한 뒤 한국에 들어와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마사회는 국내 말산업을 확장하고 생산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씨수말 자원 확보에 힘써 왔다. 혈통이 좋고 경주 능력이 우수한 외산 씨수말을 수입해 무상 또는 저렴한 교배료를 책정해 경주마 생산농가에 보급했다. 2006년 ‘메니피’, 2013년 ‘한센’ 등을 30억∼40억 원에 수입해서 생산농가에 활기를 불어넣기도 했다. 경주마 경매시장이 위축됐던 지난해 경매 최고가를 기록한 2세마의 부마도 역시 ‘메니피’였다.

한국마사회는 해외의 우수 씨수말 자원을 일찌감치 확보하기 위해 케이닉스(K-Nicks)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고유 유전자 기술을 활용해 잠재력을 지닌 종마를 발굴하는 사업이다. ‘닉스고’는 케이닉스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마사회가 2017년 미국 킨랜드 9월 경매에서 구매한 경주마다. ‘닉스고’는 지난해 브리더스컵 우승에 이어, 올해 페가수스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며 18전 6승의 좋은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달 개최되는 2000만 달러 상금의 사우디컵에서도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경주능력으로만 보면 ‘닉스고’가 ‘메니피’ 등 국내에 도입된 씨수말들보다 우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몸값의 34배에 달하는 상금을 벌어들인 ‘닉스고’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이제부터다. 씨수말로서도 성공을 해야 케이닉스 사업의 성과를 입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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