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인터뷰] “올해 기운이 좋네요” 롯데 손아섭의 낯설지만 반가운 자신감

입력 2021-02-04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2021 스프링캠프가 열렸다. 롯데 손아섭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손아섭(33·롯데 자이언츠)은 그라운드 위에서 누구보다 파이팅이 넘친다. 평범한 땅볼 타구에도 1루까지 이를 악물고 뛰는 모습은 손아섭의 상징이다. 하지만 인터뷰에서는 언제나 신중했다. 개인 기록에 대한 욕심을 언급하기보단 언제나 팀을 중시하는 모범적 태도를 유지했다.

그런 손아섭이 달라졌다. 롯데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3일 사직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올해는 왠지 기운이 좋다”는 말로 2021시즌 각오를 밝혔다. 손아섭은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다. 기운이라는 게 눈에 보이지 않아 말로 설명하긴 어렵긴 하다. 올해는 새해를 맞이하며 몸도 가볍고 마음도 상쾌한 느낌이었다. 나도 모르게 그런 느낌이 들어 묘했다”고 설명했다.

손아섭은 ‘꾸준함’의 의인화로 불린다. ‘커리어 로우’ 시즌이 134경기에서 타율 0.295를 마크한 2019년이라는 대목에서 손아섭이 얼마나 꾸준히 위력적인 타자였는지를 알 수 있다. 지난해에도 141경기에서 타율 0.352, 11홈런, 8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08을 기록하며 팀 타선의 기둥 역할을 해냈다. 2018년 26홈런을 때려내며 장타 능력도 인정받았지만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콘택트에 집중하며 지난해 타율 2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매년 목표는 한국시리즈(KS) 우승이다. 이를 위한 1차 관문은 포스트시즌(PS)이기 때문에 PS가 목표라고 말했다. PS는 짜릿함이 정말 다르다. 하지만 10개 팀 중 5개 팀만 그 무대에 설 자격을 얻는다. 너무 그립다. 데뷔 때부터 쭉 롯데에 있었지만 갈수록 팀 전체적인 문화가 좋아지는 느낌이다. 후배들이 확실히 루틴을 정립하면서 성장하는 게 눈에 보인다. 물론 선수들은 언제나 열심히 했지만 이제는 체계가 생긴 느낌이다. 무엇을, 왜 해야 하는지 알고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크다. 지금 있는 전력에서 선수 개개인이 가진 능력을 극대화한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손아섭의 이야기다.

올 시즌 후 2차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지만 이를 뇌리에서 지웠다. 다만 ‘롯부심’은 가슴에 새겼다. 존경하는 선배인 이대호(39)가 캠프 직전 롯데와 2년 계약을 맺으며 원 클럽맨으로 커리어를 마무리하게 된 것도 좋은 자극제다. 손아섭은 “모든 선수가 최종적으로는 은퇴를 해야 한다. (이)대호 형의 좋은 모습이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있다. 그런 과정을 밟을 수 있다는 희망적인 모습을 봤다”고 강조했다.

목표는 언제나 그랬듯 전 경기 출장이다. 144경기를 완주하면 기록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는 자신감이 담겨있다. 비시즌 예능프로그램 출연으로 ‘인간 손아섭’의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줬으니, 이제는 다시 ‘최고의 타자 손아섭’의 모습을 보여줄 차례다. 손아섭의 낯선 자신감이 롯데로서는 반가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직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