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정은원.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정은원은 곧바로 주전을 꿰찼다. 2019년에는 142경기에서 타율 0.262, 8홈런, 57타점, 83득점을 올리며 단숨에 팀의 기둥으로 성장했다. 2020시즌을 앞두고는 억대 연봉에 진입하기도 했다. 그의 앞길에 장애물은 도통 없는 듯했다.
그러나 2020시즌 급제동이 걸렸다. 전반기를 소화하고 있던 정은원은 8월 사구로 인해 손목 뼛조각 파열 부상을 입고 그라운드에서 자취를 감췄다. 부상 부위가 좀처럼 호전되지 않아 시즌 복귀는 한없이 미뤄지기만 했다. 결국 8월 14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을 끝으로 시즌을 접었다. 지난해 최종 성적도 79경기에서 타율 0.248, 3홈런, 29타점, 28득점에 그쳤다.
3일 한화의 스프링캠프지인 거제 하청스포츠타운에서 만난 그는 “지난해 부상을 당해 야구를 오래 하지 못했다. 오랜만에 캠프에 와 어느 때보다 재밌고 설렌다”고 말했다. 이어 “다친 후 재활을 하며 여러 생각을 많이 했다. 무엇이 잘 됐고, 또 안 됐는지를 되짚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정은원은 “정신적인 면을 많이 챙겼다. 내가 야구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많이 생각했는데, 스스로 나태해졌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묻자 “프로 데뷔 후 좋은 기회를 얻어 많은 경기에 나갔다. 주변에서 체력적인 얘기를 많이 해 내 스스로 야구를 100% 다 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정은원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대화가 현재 자신에게 매우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실패할 자유’를 말씀하셨고, 경기장에서 100%를 쏟아내야 한다는 말씀도 해주셨다. 그런 말들이 지금의 내 상황에 너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등이 절실하기에 새 시즌 각오는 남달랐다. 정은원은 “일단 안 다치고 싶다.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고, 팀에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때보다 반등하고 싶은 의지도 강하다. 올해는 발전을 꼭 해야 하는 시즌이다. 항상 목표로 했던 3할을 꼭 쳐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거제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