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리포트] ‘모든 걸 다 바꿔’ 한동민, ‘어게인 2018’을 꿈꾸며

입력 2021-02-04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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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의 느낌으로 돌아가고 싶다.”

신세계그룹 이마트에 인수된 SK 와이번스의 스프링캠프지인 제주 서귀포 강창학공원야구장에서 3일 만난 한동민(32)은 인터뷰 내내 진지함을 잃지 않았다. 부상과 부진에 시달린 지난해의 아쉬움을 잊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바꾼 터였다.

입단 첫해(2012년)부터 몸담은 SK가 신세계그룹에 인수되면서 올해 3월부터는 새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첫 번째 변화다. 지금의 그를 만들어준 이름도 바꿨다. 아직 행정절차가 남아있어 새 이름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주장 이재원 등 동료들은 새 이름을 부르며 적응하고 있다. 두 번째 변화다. 그뿐 아니라 데뷔 때부터 달았던 등번호도 62번에서 35번으로 바꿨다. 그야말로 새 출발이다.

한동민은 지난해 62경기(타율 0.249·15홈런·31타점) 출장에 그쳤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전역한 뒤 풀타임 첫해였던 2017시즌 이후 첫 100경기 미만 출장이었다. 지난해 5월 정강이뼈 미세골절, 9월 왼쪽 엄지손가락 인대 파열로 어려움을 겪었다. 부상자명단에 오른 30일을 포함한 1군 등록일수가 총 109일(말소 70일)에 불과했다.

개명을 신청한 이유는 이 같은 불운을 털어내기 위해서다. 한동민은 “지난해 2차례나 큰 부상을 당했다. 특히 손가락을 다치고 수술을 받기 전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며 “처음에는 재미삼아 (오)태곤이가 추천해준 작명소를 찾았는데, 2개의 이름을 받아보고 고민하다 결정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한동민이라는 이름을 쓰면서 추억이 많은데, 새로운 시작을 위해 (개명을) 결정했다. 그런 와중에 팀도 새롭게 바뀐다. 그야말로 다 바뀐다. 나도 적응하는 과정이다. 프로선수라면 불평해선 안 된다. 지금의 환경에 다들 만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 적응을 위해 1월 14일부터 서귀포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그 덕에 지금은 프리배팅도 문제없이 소화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 한동민은 “프리배팅을 모두 소화하고 있다”며 “(3일 훈련 후 휴식의) 두 번째 일정까진 컨디션을 조절하고, 세 번째 일정부터 정상적으로 모든 훈련을 소화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한동민의 별명은 ‘동미니칸’이다. 마치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강타자를 연상케 하는 호쾌한 스윙과 체격조건을 눈여겨본 팬들이 붙여준, 이름과도 연결된 소중한 애칭이다. 개명 절차를 마무리하면 애칭도 바뀔 수 있다. 그는 “야구를 잘하면 더 좋은 별명을 붙여주실 것”이라며 “시범경기 때는 새로운 이름으로 나설 것 같다”고 응원을 부탁했다.

새 시즌 목표는 간단하다. 2018시즌의 느낌을 되찾는 것이다. 한동민은 그해 136경기에서 타율 0.284, 41홈런, 115타점, 출루율 0.367의 괴물 같은 성적을 내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그는 “목표는 매년 똑같다.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원래는 특정 기록을 목표로 내세우지 않는데, 올해는 2018시즌의 느낌으로 돌아가고 싶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시즌이니 그때의 느낌을 찾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여 “2018시즌의 홈런 영상은 수도 없이 본다. 과거에 사로잡혀 있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때는 타격 메커니즘이 좋았으니 성적도 좋았던 게 아닐까 싶다. 잘했을 때의 영상을 많이 보고 떠올리면 생각대로 이뤄질 것 같다”며 스파이크 끈을 동여맸다.

서귀포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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