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오 “극중 장애인 스노보드 선수, 편견과 싸운 날 닮아”

입력 2021-02-0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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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오는 10일 개봉하는 영화 ‘새해전야’에서 장애를 가진 스노보드 선수를 연기한다. 그는 영화를 통해 “사회적 편견에 맞서 찾은 사랑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독일 출생·농구선수 이력…영화 ‘새해전야’ 유태오의 못말리는 연기 열정

“십자인대 부상·20대시절의 방황
아내 만난 뒤 소통과 이해 깨달아”
연기자 유태오(40)는 독일 출신으로, 파독 광부와 간호사였던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미국 뉴욕에서 연기를 공부하고 2000년대 후반 한국으로 날아왔다. 아직 완벽하게 우리말을 구사하지 못한 때였지만, 열정은 여느 연기자 못지않았다. 이후 10년 넘는 세월 ‘무명’이었다.

2018년 옛 소련의 전설적인 로커 빅토르 최를 만났다. 영화 ‘레토’였다. 엄혹한 세상에서 자유를 노래하며 젊음을 열광시켰지만, 1990년 28살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빅토르 최의 이야기로 유태오는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레드카펫을 밟았다.

“‘연기 증명서’를 받은 셈이다. 캐스팅 제안이 많아졌다. 하지만 주연의 투자 가치가 있을 만큼 인지도는 없지 않았나. 그리고 2년의 시간이 흘렀다.”

유태오는 10일 개봉하는 영화 ‘새해전야’에서 장애를 가진 스노보드 선수를 연기한다. 그는 영화를 통해 “사회적 편견에 맞서 찾은 사랑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사회적 편견에 맞서 사랑의 의미 찾는다”
10일 개봉하는 ‘새해전야’(감독 홍지영·제작 수필름)에 오롯한 주연으로 나섰다. 극중 장애인 스노보드 선수인 유태오는 최수영과 결혼을 약속하지만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면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커플을 연기했다.

유태오는 실제 장애인 선수를 모델 삼았다. 그의 다큐멘터리에 감동했다. 하지만 더 크게 얻은 바가 있었다. “장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긍정적으로 극복해 헤쳐 나간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자신의 지난 시간을 들여다보는 듯했다. 10대 시절 독일에서 농구선수로 뛰며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프로농구(NBA) 선수”를 꿈꿨다. 농구선수로는 비교적 작은 180cm의 키로 순발력을 채워가며 열심히 뛰었다. 실제로 한국 구단의 영입 제안도 받았다. 안타깝게도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며 운동을 포기해야 했다. “편히 걷기만 해도 고마운 일”이라고 의사가 말할 정도였다. 덮쳐온 우울증을 극복하는 데 짧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배우 유태오.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연기자, 소통과 공감으로 타인 이해”
14년 전 한국으로 날아온 그는 한국에서 겪어야 했던 문화적 충돌의 상황에도 당황했다.

“20대 후반, 소통하지 못한 채 그로 인해 오해가 생겨나고 또 그것으로 상처를 받았다. 문화적 오해 탓이었다.”

하지만 과정은 타인을 이해해가는 것이기도 했다. 뉴욕 시절 만난 아내가 힘이 돼주었다. 그는 “아내와 ‘한 몸이다’고 얘기한다”면서 “뼛속 깊숙이 알게 되는 관계 안에서 서로 소통하며 모든 걸 이해받는다는 확신을 갖게 되면 외롭지 않다.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며 연민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건 “더 많은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이 되었다. 결국 한국 태생이 아니라는, 문화적 충돌과 세상의 편견을 온전히 스스로 이겨낸 셈이다.

“어떤 편견도 없이 캐릭터에 접근하려 한다. 내 연기 철학이다. 그래야 공감을 쌓아 캐릭터 입장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쉽지 않았을 것 같은 걸음을 내디뎌오면서 극복하고 이겨내 “소통과 이해와 공감” 속에 끝내 찾아낸 것, 연기자로서 “정체성”이다.

배우 유태오 프로필

▲ 1981년 4월11일 독일 쾰른 태생(한국 국적)
▲ 고교시절 농구선수 활약
▲ 1999년 십자인대 등 부상
▲ 2001년 미국 뉴욕에서 연기 공부 시작
▲ 2007년 결혼, 이듬해 한국행
▲ 2012년 ‘러브 픽션’ ‘자칼이 온다’ 등 이후 조단역 출연
▲ 2018년 2000대1 경쟁률 뚫고 영화 ‘레토’ 주연·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 2019년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배가본드’ 등
▲ 2020년 드라마 ‘머니게임’ ‘보건교사 안은영’ 등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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