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아 포포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소피아 포포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아림(26)은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LPGA 회원에 정식 가입하면서 2021년, 2022년 2년간 투어 시드를 확보했다. LPGA는 비회원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1년 투어 카드를 주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투어 카드 유예 조치로 2년 간 풀시드를 손에 넣었다. 그러나 만약 김아림이 US여자오픈 우승 전 이미 회원이었다면 상황은 또 달라졌을 것이다.

LPGA는 그동안 메이저대회 우승한 회원에게는 5년, 일반 대회 우승자에게는 2년 시드를 주면서도 비회원은 대회 구분없이 해당 시즌 잔여 대회와 그 이듬해까지만 시드를 부여해왔다. 더구나 비회원이 이 혜택을 누리려면 김아림처럼 회원에 가입해야한다.

이같은 일종의 차별조항인 회원, 비회원 차등 시드 부여가 사라질 전망이다. 골프위크는 9일(한국시간) “LPGA 투어 선수회가 올해부터 비회원 우승자 특전 규정을 개정하기로 뜻을 모았고, 투어 사무국이 곧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바뀐 규정에 따르면 회원과 비회원 차등 시드 폐지뿐만 아니라 비회원이 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해 받은 상금과 각종 포인트도 인정된다.

지난해 김아림에 앞서 비회원 신분으로 메이저대회 AIG 여자오픈에서 깜짝 우승했던 소피아 포포프(독일)는 우승 후 회원이 되고도 상금랭킹과 CME 레이스 포인트는 0에서 시작했고, 대회 출전에도 여러 제약이 따랐다. 비회원 우승자에 대한 차별을 없앤 것은 지난해 포포프 사례에서 나타난 여러 논란이 기폭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골프위크가 새 규정을 ‘포포프 룰’이라고 부른 이유다.

이번 조치가 실현되면 비회원들이 LPGA 투어 대회서 우승할 경우 과거보다 훨씬 많은 혜택을 누리며 큰 무대에 안착할 수 있게 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약하면서 짬짬이 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하고, 이를 미국 진출의 계기로 삼으려는 많은 한국 선수들에게는 또 다른 동기부여가 생긴 셈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