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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장 인준 거부‘ 통보…아이스하키협회와 최철원 당선인의 행보는?

입력 2021-02-17 15: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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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값 폭행’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최철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당선인(마이트앤메인 대표)의 인준을 대한체육회가 최종 거부하면서 공은 아이스하키협회로 넘어갔다.

대한체육회는 16일 아이스하키협회에 최 대표에 대한 산하단체 ‘임원 인준 불가’ 공문을 보내며 그 이유를 ‘사회적 물의’로 적시했다. 체육회 측은 “스포츠 폭력을 근절하자는 것이 사회적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아이스하키협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최 대표는 체육회에 당선 인준 신청서를 제출했고, 이번에 결론이 내려졌다. 최 대표는 2010년 화물차량 기사를 폭행한 뒤 이른바 ‘맷값’이라고 2000만 원을 건네 집행유예를 받았던,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인물이다. 당시 1심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고, 2심에서 집행유예가 나왔다. 특히 이 사건은 영화 ‘베테랑’의 모티브로 활용될 만큼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런 최 대표가 아이스하키협회장에 당선된 사실이 알려지자, 체육인들은 물론 대중은 분노했다. 시민단체들의 인준 거부 주장과 함께 정치권도 움직였다. 반사회적·반윤리적 행위로 처벌받은 이는 체육단체장으로 활동할 수 없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최철원 금지법’이 발의됐다.

다만 체육회의 고민은 상당히 컸다. ‘사회적 물의’를 이유로 산하단체 임원 인준이 거부된 사례가 없어서다. 또 선거 절차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실제로 체육회는 4일 이사회를 열어 최 대표의 인준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보류했다.

그러다가 최근 결정적 사건이 벌어졌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의 과거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폭로됐다. 청와대까지 직접 ‘체육계 폭력을 근절하라’는 메시지를 전할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 체육회가 예상보다 빨리 결론을 내리게 된 배경이다.

다만 향후 추이는 지켜봐야 한다. 최 대표가 자진사퇴를 결정하면 쉽게 해결되지만, 체육회와 법적 분쟁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아이스하키협회에선 아직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만약 최 대표가 사퇴하면 재선거 절차를 밟게 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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