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포커스] 조원태, 사실상 승리…재계 TOP10 진입 예고

입력 2021-02-18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진家’ 경영권 분쟁, 3자연합 주주제안 포기

3자주주연합, 주주제안서 발송 안해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분 확보 영향
아시아나 인수, 상반기 마무리 계획
통합 땐 세계 7위 항공사로 도약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주사 정기주총에서의 경영권 방어에 사실상 성공하면서 아시아나 인수작업에 속도를 내게 됐다. 또한 예정대로 인수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2017년 한진해운 사태 등으로 밀려났던 ‘재계 톱10’에도 복귀할 전망이다.

조원태 회장은 지난해 내내 3자 주주연합(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부사장)과 치열한 경영권 다툼을 벌여왔다. 하지만 그동안 그룹 회장 교체를 주장하면서 주총 표대결을 예고했던 3자 주주연합이 3월26일 열리는 지주사 한진칼 주총에서 다룰 안건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발송하지 않았다. 상법상 주총 개최 6주 전까지 주주제안서를 회사에 내야 하는데, 3자주주연합은 마감기한인 이달 12일까지 한진칼에 발송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3자주주연합의 갑작스런 입장 변경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작업을 위해 대한항공의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산업은행이 한진칼 지분을 확보하면서 주총 표대결이 무의미해진 것을 주요 이유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한진칼 증자에 참여해 지분 10.66%를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을 포함한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은 47.33%로 3자 연합측(41.84%)보다 약 6%p 앞서고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통합 시 세계 7위 도약
올해 그룹 경영의 큰 변수 중 하나였던 한진칼 주총의 표대결 문제가 풀리면서 조원태 회장의 향후 행보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우선 가장 큰 현안인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예정대로 진행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1월14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기업결합 신고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하면서 인수합병(M&A) 첫 관문을 넘겼다. 현재 공정위 외에 미국, 일본, 중국, EU, 터키 등 필수적으로 기업결합신고를 해야 하는 해외 9개국 경쟁당국에도 신고서를 일괄 제출했다. 이중 4일자로 터키 경쟁당국(TCA)의 기업결합심사 승인이 나왔다. 대한항공은 임의 신고대상 국가인 영국, 호주 등에도 신고서를 제출해 상반기까지는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한진의 자산은 약 24조 원이 증가해 기업순위가 11위로 상승한다. 포스코와 농협을 제외한 오너가 있는 기업진단 기준으로는 9위로 사실상 재계 TOP10에 다시 진입하는 것이다.

한진그룹은 항공, 육상운수, 해운에 특화된 기업군을 앞세워 2011년 재계 10위권에 올랐다. 하지만 2017년 한진해운 사태를 겪으면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지난해에는 재계 순위 14위를 기록했다. 조원태 회장으로서는 선대 고 조양호 회장의 재임 말기에 겪었던 그룹의 어려움을 해결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대한항공 역시 아시아나와 합치면서 국내 유일의 FSC(Full Service Carrier 대형항공사)로서 매출과 자산 규모에서 세계 7위의 초대형 항공사로 자리잡게 된다. 특히 코로나 백신 접종 계획이 나오면서 시장에서는 여행재개 시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현재 트래블 버블 등 제한적인 해외여행 재개 대책을 검토하는 상황이라 그동안 억눌린 여행수요가 폭발하면 항공사로서는 특수를 누릴 수 있다는 호재여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