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성은 우리 집” 김상식 vs “나도 데뷔전” 박진섭…불타오를 ‘전설매치’

입력 2021-02-23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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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김상식 감독(왼쪽)-FC서울 박진섭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우리 집이라고….” (전북 현대 김상식 감독)

“나도 데뷔전이라니까….” (FC서울 박진섭 감독)

2021시즌 K리그1(1부) 공식 개막전에서 격돌하는 김상식 전북 감독(45)과 박진섭 서울 감독(44)은 유쾌한 웃음 속에서도 ‘승리’라는 ‘지상과제’를 잊지 않았다. 두 팀은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인다.

스토리는 충분하다. 전북-서울전은 ‘전설(전북과 서울의 줄임말) 매치’로 불리며 큰 관심을 끌어왔다. 전북은 최강희 감독(상하이 선화)과 조세 모라이스 감독을 코치로 보좌한 김 감독에게 지휘봉을 새로 맡겼고, 서울은 지난해까지 광주FC를 이끈 박 감독에게 리빌딩의 중책을 부여했다.

‘적장’으로 조우할 양 팀 사령탑은 친분이 두텁다. 둘은 성남 일화(현 성남FC)에서 한솥밥을 먹었고, 국가대표팀에서도 함께 뛰었다. 22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온라인으로 진행한 K리그1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낳았다.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지키기 위해 22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진행된 K리그1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12개 구단 감독 및 대표선수들이 2021시즌을 향한 각오와 기대를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이날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사회자가 각 팀 감독과 선수 대표를 화상으로 연결해 질의응답을 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새 시즌 전북의 키워드를 ‘화공(화끈하고 화려한 공격)’으로 잡은 김 감독이 먼저 “매 경기 평균 2골 이상을 넣는 공격축구를 펼친다”며 “서울전은 데뷔전이니 상대가 살살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 감독의 반격(?)이 이어졌다. “나도 서울 데뷔전이다. 양보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쓴웃음을 보였다. 그러자 김 감독이 재차 “아, 우리 집에서 한다니까”라며 투지를 불태웠다.

대한축구협회 전무에서 울산 현대 사령탑으로 변신해 K리그 데뷔를 앞둔 홍명보 감독(52)은 삼일절에 울산문수경기장에서 김병수 감독(51)의 강원FC와 맞붙는다. “20년 만에 돌아온 K리그가 많이 발전했다. 돌아와 보니 최고령이 됐다”는 홍 감독은 “김 감독이 잘 키운 강원이 강해졌지만 우리가 우승하려면 전북에게 많은 승점을 쌓아야 한다”며 원거리 견제에 나섰다.

그 대신 포항 스틸러스 김기동 감독(50)이 울산에 ‘태클’을 걸었다. “라이벌을 이긴다고 승점 3을 주는 건 아니나 ‘동해안 더비’는 특별하다. 몸소 느끼실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은 오랜 맞수인 울산에 틈날 때마다 매운 고춧가루를 뿌려왔다. 최근 2년간 울산은 포항에 결정타를 맞고 우승트로피를 전북에 내줬다. 올해 첫 만남은 3월 13일 포항스틸야드에서다.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전력의 8할을 바꾼 수원FC 김도균 감독(44)은 “완전히 새 팀을 이끄는 기분”이라는 말로, 만만치 않은 보강을 단행한 인천 유나이티드 조성환 감독(51)은 “팀을 이끌며 개막전을 진 기억이 없다.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좋은 시즌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하위권으로 분류된 팀 사령탑들도 할 말이 많다. 광주FC 김호영 감독(52)은 “개막하기도 전에 강등 후보가 돼 각오가 남다르다. 예상이 틀렸다는 걸 보이겠다”고 했고, 승격팀 제주 유나이티드 남기일 감독(47)의 “개막전 상대인 성남을 이끌 때 좋은 기억만 가득했다”는 얘기에 성남FC 김남일 감독(44)은 “첫 경기 후에는 나쁜 기억만 갖게 되실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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