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윤여정 “애국심 폭발”…원더풀 ‘미나리’

입력 2021-02-26 14:3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윤여정 “많은 관심, 예상 못해…걱정”
스티븐 연 “틀에 박힌 아저씨 연기 피했다”
윤여정 “연기 26관왕, 전혀 실감 못해”
한예리 “첫 미국 진출, 이해심 생겨”
윤여정, 한예리, 스티븐 연이 ‘미나리’ 제작 비화를 밝혔다.

26일 오전 영화 ‘미나리’ 화상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정이삭 감독,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윤성은 영화 평론가가 참석했다.

윤여정은 “감독과 같은 심정이다. 한국 관객이 어떻게 영화를 보실지 궁금하다. 우리는 식구처럼 이야기를 만들었다. 이런 관심은 생각도 안 했는데 큰 관심이 있다. 처음엔 좋았는데 지금은 실망하실까봐 걱정되고 떨린다”고 국내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오스카 유력 후보작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영화로 미국 시골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감독 정이삭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았다.


‘미나리’는 지난 지난해 2월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서 개최된 제36회 선댄스 영화제(Sundance Film Festival)서 최초 공개됐다. '미나리'는 가국 영화 경쟁 부문과 관객상을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미나리는 골든 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및 미국배우조합상(SAG) 후보에 올라 전 세계 157개 노미네이트를 기록했다. 또 워싱턴 DC 비평가협회 2관왕을 비롯해 현재 74개 부문에서 수상 영예를 안았으며 오스카 유력 후보작에 오르는 등 해외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제2의 기생충'이라는 수식어까지 등장하며 국내 관객들에게도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정이삭 감독은 ‘미나리’가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인간의 보편적인 관계를 보여준다. 극중 가족이 겪은 갈등을 사람들이 공감해주는 거 같다. 어려운 상황을 가족이 헤쳐 나가는 상황에 공감하는 게 아닌가 싶다. 특정 나라와 국적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배우들이 너무 훌륭했다. 깊이 있는 연기력을 선보여주셨다”고 분석했다.

스티븐 연은 극중 미국 이민 1세대 한국 가장 제이콥을 연기했다. 실제 스티븐 연 역시 4살 무렵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간 경험이 있다. 스티븐 연은 공감이 되는 부분과, 연기 모티브를 받은 인물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스티븐 연은 “나 또한 이민 가정에서 자랐다. 제이콥이 좋았던 건 진실 된 인물이었다. 대사가 많지 않지만 큰 상황 내에서 내가 생각하는 연기를 할 수 있었다. 이 영화를 통해 아버지 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세대 간에는 항상 세대차가 있고, 아버지를 볼 때 문화나 언어적 장벽이 있었다. 영화를 통해 아버지 세대와 내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아버지를 롤모델로 삼지는 않았지만 제이콥 역을 통해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틀에 박힌 그 시대 아저씨를 연기하고 싶진 않았다. 제이콥 자체를 공감하는 모습으로 연기하고 싶었다”고 연기 포인트를 짚었다.


윤여정은 극중 할머니 순자 역을 맡아 전 세계 연기 26관왕에 올랐다. 윤여정은 “감사하다. 실제 상패를 받은 건 1개다. 26관을 전혀 실감하지 못했다. 이런 경험이 없기 때문에 ‘나라가 넓으니까 상이 많구나’라는 생각뿐이다”라고 유쾌한 수상소감을 전했다. 윤여정은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묻자 “정이삭 감독이 쓴 대로 연기했다. 정감독은 배우들을 가둬놓는 감독과 다르다. ‘할머니를 흉내내야하냐’고 물었더니 ‘선생님이 하고 싶은 대로 하시라’고 하더라. 자유를 얻었다. 감독과 같이 만든 캐릭터다”라고 답했다. ‘미나리’의 명대사인 “원더풀 미나리!”는 윤여정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한예리는 극중 제이콥(스티븐 연 분)의 아내이자 순자(윤여정 분)의 딸 모니카 역을 맡았다. 모니카는 이상주의자 남편 제이콥과는 달리 현실적이고 가정에 대한 책임감이 큰 인물이다. ‘미나리’로 미국 영화에 진출한 한예리는 “처음 현장에 갔을 때 빨리 적응하고 촬영하고 잘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부담감이나 모니카의 마음을 살필 여력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미나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고백했다.
한예리는 “촬영을 마치고 모니카와 내가 벌어지는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점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에 대한 이해심이 많이 생겼다.”며 “우리 세대에 있는 친구들이 이 영화를 보며 부모님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끝으로 윤여정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만든 작품이다. 미국 사람들이 좋아해서 놀랐다. 처음 영화를 볼 때 연기를 보지 이입을 못한다. 다들 울어서 이해를 못했다. 정이삭이 상영이 끝난 뒤 무대에 올라갔더니 관객들이 기립박수를 치더라. 그 때 울었다. 난 노배우다. 젊은 사람들이 뭘 해낼 때 장하고 애국심이 폭발한다. 이런 관심을 상상하지 않았는데 경악스러울 뿐이다"라고 벅찬 마음을 전했다.
‘미나리’는 오는 3월 3일 국내 개봉한다.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