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출발이 늦다고 완성이 늦진 않다, 7년차 NC 투수는 이를 증명하려 한다

입력 2021-03-15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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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KBO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전체 21순위). 지명순위가 성공을 보장하진 않지만, 구단이 거는 기대치만큼은 여실히 보여준다. 하지만 공을 던지는 시간보다 재활하는 시간이 더 길었다. 악몽 같던 부상의 연속, 류진욱(25·NC 다이노스)은 이제 그 터널에서 벗어났다.

아직 시범경기도 시작되지 않은 연습경기 기간, 확실한 자리가 없는 유망주라면 감독과 코칭스태프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류진욱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첫 연습경기였던 2일 창원 LG 트윈스전에서는 다소 긴장한 탓에 1이닝 2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했지만 이후 2경기에서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류진욱은 “LG전은 오랜만의 실전 등판이라 적응에 중점을 뒀다. 긴장한 탓에 밸런스가 조금 흔들렸지만 큰 문제는 아니”라고 자평했다. 실제로 이후 2경기 호투로 이를 증명했다. 지금까지 최고구속은 147㎞. NC 관계자는 “날씨가 풀리면 150㎞ 이상도 가볍게 찍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류진욱 스스로도 “일단 내 목표치 역시 150㎞ 이상이다. 그런 기대에 맞게 잘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대 속에 입단했지만 1군 마운드보다 수술대에 먼저 올랐다. 2016년 6월 처음 팔꿈치에 메스를 댔다. 자신과의 싸움인 재활에 구슬땀을 흘렸지만 예후가 좋지 않았고 결국 2018년 8월 또 다시 수술을 받았다. 그 사이 동기생들은 각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멀리 갈 필요 없이 팀 동료 구창모(25)도 NC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류진욱 입장에서 답답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터다.

“정말 힘들었다. 1군에서 얻어맞고 박살나더라도 좋았을 텐데, 공조차 못 던지니 너무 답답했다. 공을 던지는 자체가 부러웠고 한편으로는 초조했다. 재활을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하지 않나. 그걸 3~4년 가까이 했다. 하지만 트레이닝 파트와 코치님, 선배들의 격려 덕분에 이겨냈다. 주위에서 도와준 덕분에 지금 다시 야구공을 쥐고 있다.”



길고 긴 재활을 마친 류진욱은 10월 2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처음 1군 마운드에 섰다. 이동욱 감독은 정규시즌 1위가 확정된 뒤 류진욱, 안인산 등 젊은 투수들에게 1군 맛을 보여주기로 결정했다. 3경기에서 3이닝 2실점. 하지만 류진욱에게는 성적보다 등판 자체가 큰 의미가 있었다. 스스로도 “생각지도 못하고 1군에 올라갔다. 홈런도 맞고 실점도 했지만 그게 비시즌에 약이 됐다”고 돌아봤다. 지난겨울 정교한 제구와 풀시즌 소화할 체력 확보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에 자신감도 충분하다.

목표는 확실하다. 어떻게든 1군에 보탬이 되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 팀 불펜을 두고 약하다는 얘기가 많았다. 공감이 안 됐다. 올해는 그런 이야기가 안 나오도록 형들을 돕는 게 목표”라는 류진욱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공을 던지는 시간보다 재활하는 시간이 더 길었다. 악몽의 시간은 끝났다. 출발이 더디긴 했지만 완성까지 늦으라는 보장은 없다. 류진욱은 이 간단한 명제를 증명할 준비가 돼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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