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의 피버피치] 프로 2군의 첫 하부리그 참가…강원FC를 칭찬합시다

입력 2021-03-19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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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 B 선수단. 사진제공|강원FC SNS

강원FC B 선수단. 사진제공|강원FC SNS

14일 경기도 여주에선 축구팬들이 눈여겨볼 만한 경기가 펼쳐졌다. 아마추어 무대인 K4리그에서 열린 경기다. ‘강원FC B(이하 강원B)’란 독특한 이름의 팀이 여주종합운동장에서 여주FC와 올해 K4리그 1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렀다.

명칭에서 짐작할 수 있는 대로 강원B의 근간은 프로다. K리그1(1부)에서 꾸준히 경쟁력을 발휘해온 도민구단 강원의 2군 선수단이다. 프로 2군이 하위리그에 참여한 첫 사례로,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지난해 12월 한국프로축구연맹 8차 이사회에선 특별한 결정을 내렸다. 올 시즌부터 K리그 구단 산하의 2군 팀이 공식적으로 하위리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K리그는 그간 2군 개념인 리저브팀을 운영했는데 이를 정식 ‘팀’으로 편성해 K리그 하부리그인 K3, K4에 참가시키는 것이 골자다.

프로 B팀은 국내에선 활성화된 개념이 아니지만, 유럽에선 오래 전부터 육성군의 성장무대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주요 클럽들은 B팀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리그 규정상 A팀(1군)과 B팀이 같은 디비전에서 마주칠 순 없다.

물론 유럽과 국내의 상황은 다르다. 하지만 양측 모두에 적용되는 핵심적 가치는 동일하다. ‘성장’이다. “클럽의 미래를 위한 투자다. 내일을 책임질 젊은 선수들이 많은 실전을 소화하며 체계적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는 것이 올해 초 강원에 부임한 이영표 대표이사의 희망이다. 네덜란드, 잉글랜드, 독일, 캐나다 등지에서 현역으로 활약하며 유소년 시스템과 선수단 육성 등 다양한 모습을 지켜본 이 대표이사는 클럽의 자산을 뿌리부터 잘 키워야 팀이 단단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취지대로 강원B는 선발 라인업 중 23세 이하(U-23) 선수를 7명 이상 포함시켜 K4리그를 소화할 참이다. 고교나 대학을 갓 졸업한 프로 초년병이나 일종의 입단 테스트가 필요한 젊은 선수들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기회가 돌아갈 수 있는 구조다.

그렇다고 리그를 대충 소화할 생각은 없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등록된 강원의 41명 선수단 전원이 K4리그에도 등록을 마쳤다. 베테랑도, 외국인선수도 예외를 두지 않았다. 대회 규정상 K리그와 K4리그에 모두 출전할 수 있다. 결국 오늘과 내일을 동시에 준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어쩌면 디비전 시스템으로 연계된 K3 승격도 불가능하지 않아 보인다.



확고한 철학으로 뚜벅뚜벅 목표를 추구하는 강원이 K리그 타 구단들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길 바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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