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정수빈. 스포츠동아DB

두산 정수빈.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정수빈(31)의 외야 수비는 국내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오랜 경험을 통해 터득한 타구판단능력과 빠른 발을 앞세워 어지간한 타구는 모두 글러브에 넣는다. 머리 위로 넘어가는 타구를 잡기 위한 점프와 슬라이딩 타이밍 또한 일품이다.

정수빈의 역할은 수비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1점을 짜내는 야구에도 최적화된 선수다. 빠른 발과 주루센스, 작전수행능력 등을 두루 갖춰 상대 배터리를 부담스럽게 만든다. 두산이 2020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그에게 6년 총액 56억 원의 대형계약을 안겨준 이유다. 타 구단과 경쟁이 붙으면서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정수빈이 필요했기에 그만큼의 액수를 제시한 것이다.” 두산 구단 관계자의 회상이다.

두산 잔류 이끈 ‘팬들의 사랑’
정수빈은 많은 팬을 보유한 두산에서도 특히 사랑을 받는 선수다. 그만큼 본인도 팀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이는 두산 잔류 결정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정수빈은 “많이 고민하고 있을 때 SNS(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두산에 남아줬으면 좋겠다는 팬들의 말씀을 정말 많이 들었다”며 “두산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선택에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2026년, 36세까지 계약을 보장받았다는 점에서 이번 계약은 사실상 ‘원 클럽 맨’을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 정수빈은 “두산 베어스는 내 야구의 시작과 끝이다. 내가 입단했을 때부터 두산에서만 뛰었기에 의미가 크다”며 “어떤 팀에서든 원 클럽 맨이 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중견수 수비범위, 걱정마세요!”
중견수는 외야에서 가장 넓은 수비범위를 책임져야 한다. 스피드와 순발력이 그만큼 중요하다. 타구판단능력과 센스는 변하지 않지만, 나이에 따른 수비범위 감소를 피하려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SSG 랜더스 김강민(39)이 좋은 예다.

정수빈은 이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했다. 그는 “과거에 펜스 쪽에서 수비를 하다가 부상을 당해 수술한 적이 있어 타구가 펜스 쪽을 향하면 몸을 사리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지금은 수비범위가 감소하거나 폼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는 전혀 없다”며 “나이에 따른 부분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강조했다.

어느덧 정수빈도 팀의 중고참 선수가 됐다.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다. 2009년부터 꾸준히 외야에서 제 몫을 해냈으니 후배 선수들에게도 피와 살이 되는 조언을 할 수 있는 위치다. 정수빈이 꼽은 후계자가 궁금했다. 그는 “(조)수행이도 있고, (안)권수도 있다. 둘이 수비도 정말 잘한다”며 “수비하는 스타일은 조금 다르다. 권수는 과감하고 공격적이다. 수행이는 조금 얌전한 스타일인데, 더 적극적으로 해도 된다. 오히려 공격적으로 접근해야 타구판단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