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조선구마사’ 1회만에 ‘역사왜곡’ 논란…종친회도 분노

입력 2021-03-23 16:0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종합] ‘조선구마사’ 1회만에 ‘역사왜곡’ 논란…종친회도 분노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첫 방송을 하자마자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의 중점은 ‘역사왜곡’이다.

22일 첫 방송 된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인간의 욕망을 이용해 조선을 집어삼키려는 악령과 백성을 지키기 위해 이에 맞서는 인간들의 혈투를 그린 작품이다. 태종(감우성)과 충녕대군(장동윤) 등 실제 역사적 인물이 주인공으로 설정된 가운데 한국의 사극에 서양의 엑소시즘 판타지를 결합한 복합 장르물로 기대를 모았다. 첫 방부터 1회 시청률이 9.9%(2부, 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를 기록, 순간 최고 10.7%로 월화드라마 1위를 차지했으며 2049 타깃 시청률에서도 4.5%를 돌파하며 쾌조를 알렸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온라인 커뮤니티와 시청자 게시판을 중심으로 부정적인 반응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중국풍의 소품과 태종 묘사 등으로 ‘역사왜곡’ 의혹에 휩싸인 것.



먼저 누리꾼들은 충녕대군(장동윤)이 의주 근방의 명나라 국경 부근에서 서역 무당 요한(달시 파켓)과 통역 담당 마르코(서동원)를 접대하는 장면에 대해 지적했다. 해당 장면에는 중국 음식 월병과 피단, 중국식 만두 등이 등장했으며 술병 또한 중국식 술병으로 추정됐다. 누리꾼들은 중국의 동북공정(중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 역사로 만들기 위해 2002년부터 중국이 추진한 동북쪽 변경지역의 역사와 현상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과 연결지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에 ‘조선구마사’ 제작진은 23일 “셋째 왕자인 충녕대군이 세자인 양녕대군 대신 중국 국경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 서역의 구마 사제를 데려와야 했던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 '의주 근방(명나라 국경)' 이라는 해당 장소를 설정하였고, 자막 처리했다. 명나라를 통해서 막 조선으로 건너 온 서역의 구마사제 일행을 쉬게 하는 장소였고, 명나라 국경에 가까운 지역이다 보니 '중국인의 왕래가 잦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력을 가미하여 소품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극중 한양과 멀리 떨어진 변방에 있는 인물들의 위치를 설명하기 위한 설정이었을 뿐, 어떤 특별한 의도가 전혀 없었다. 다만, 예민한 시기에 오해가 될 수 있는 장면으로 시청의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다. 향후 방송 제작에 유의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태종 묘사와 관련해서는 후손인 전주이씨 종친회가 들고 일어섰다. ‘조선구마사’ 1회에서 태종이 악령으로 인한 환각에 휩싸여 무고한 백성을 대학살하는 장면이 묘사됐기 때문. 종친회 관계자는 한 매체에 “조선 건국의 중요 인물인 태종을 두고 백성을 학살하는 임금으로 묘사한 것은 유감이다. 아무리 실존 인물에 허구적 상상력을 더했고, 이를 사전 고지했다지만 용납되기 어렵다”며 정식으로 항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여기에 ‘조선구마사’ 박계옥 작가가 조선족이라는 소문까지 확산됐다. 박계옥 작가의 전작 tvN 드라마 ‘철인왕후’는 조선왕조실록, 종묘제례악 등에 대해 일부 희화화했다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행정지도(권고) 결정을 받은 바 있다. 이날 한 방송 관계자가 박계옥 작가의 조선족 루머를 부인하고 ‘조선구마사’가 중국 자본을 투자받은 작품도 아니라고 전했지만 박계옥 작가가 최근 중국 콘텐츠 제작사 쟈핑픽처스 코리아와 집필 계약을 맺은 의뭉스런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논란만 더욱 증폭됐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