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축구 시즌2’ 김천 상무, 새 꿈이 영글어간다

입력 2021-03-30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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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상무 선수단. 사진제공|김천 상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맞이한 경북 상주에서의 마지막 시즌, 상무(국군체육부대)축구단은 역대 최고의 성과를 냈다. 2020시즌 K리그1(1부) 무대에서 13승5무9패, 승점 44를 확보하면서 4위로 마감했다. 상무 앞에는 전북 현대(승점 60), 울산 현대(승점 57), 포항 스틸러스(승점 50)가 전부였다.

사실 뒤숭숭한 시간이었다. 시민구단 전환에 실패해 연고 이전이 확정됐고, 규정에 따라 K리그2(2부) 자동 강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딱히 동기부여가 없는 상황에서 상무는 대단했다. 어릴 적부터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 살았던 선수들은 김태완 감독을 중심으로 똘똘 뭉쳤다. 소속 팀과는 달리 일희일비하지 않고 즐겁게 축구를 했고, 높은 곳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를 김 감독과 팬들은 ‘행복축구’라고 했다.

2021시즌이 열렸다. 상무는 ‘김천 상무’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진 새 집도 생겼다. 약 30억 원을 들인 김천종합운동장 리모델링으로 시즌 초반 2부 4경기를 원정으로 소화해온 김천은 28일 K3(3부)리그 평택시티즌과 FA컵 2라운드 무관중 경기(8-0 승)를 통해 안방 적응에 나섰다.

그라운드의 일부, 롤링 작업이 필요한 부분도 있으나 선수들은 “괜찮다. 차차 익숙해지면 된다”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김천은 시즌 개막 후 1승1무2패에 머물렀다. 만족할 수 없는 흐름이다. 그래도 지금까진 적응을 위한 시간이었다. 1부와 달리 2부는 투지와 패기가 훨씬 강조되는 인상이다. 여기에 큰 폭으로 선수단이 물갈이되고, 코칭스태프도 개편되면서 혼란이 적지 않았다.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동계훈련에서도 준비하지 않은 스리백 카드를 빨리 꺼내든 것도 그래서다.

다행히 ‘감’을 찾았다. 리그의 특수한 환경에 거의 적응했고, 템포에 익숙해졌다. 우수한 능력의 신병들이 여럿 입대한 것도 큰 힘이다. 구성윤, 정승현, 조규성, 정현철 등 모든 포지션에 걸쳐 보강이 이뤄졌다. 부담이 덜한 FA컵에 시험 가동해 경기력도 끌어올렸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조급해하는 느낌이 있었다. 이럴수록 급하지 않게 해야 한다. ‘행복축구’는 선수들의 몫이다. 자신감을 천천히 채워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천|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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