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란’에 현대차도 타격…아이오닉5 괜찮을까

입력 2021-03-3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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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소형 SUV ‘더 뉴 코나’

울산1공장 내달 7∼14일 휴업
코나·아이오닉5 생산차질 예상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반도체 품귀로 연초부터 생산 차질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재고를 많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현대차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현대차는 30일 “울산1공장을 4월 7∼14일 휴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9일 노사 간 긴급회의를 진행한 지 하루 만에 내린 결정이다. 현대차 사측이 노조에 휴업을 요청했으며 노조는 30일 대의원 비상간담회를 갖고 내부적으로 휴업 수용 여부를 논의해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현대차 울산1공장은 2개 라인으로 구성돼 있다. 1라인은 소형SUV 코나, 2라인은 전기차 아이오닉5를 생산한다. 코나는 전방 카메라에 장착할 반도체 부품 공급에 어려움을, 아이오닉5는 현대모비스에서 납품하는 구동 모터 부품 수급에 문제가 생기며 감산이 불가피해졌다. 업계는 울산1공장 휴업으로 코나는 6000대, 아이오닉5는 6500대 가량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문제가 불거진 올해 초부터 직접 반도체 업체와 물량 확보 협상을 진행해왔다. 이와 함께 원활한 생산을 위해 매주 재고를 점검하고 수급 상황에 맞춰 생산계획을 조정했다. 적극적인 대응으로 사전에 재고를 비축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장기화하면서 감산 우려가 현실화 됐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벌어진 것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수급 불안과 전 세계적 전동화 추세 때문이다.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지난해 상반기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자 부품 발주를 줄였고 반도체 생산업체들은 수요가 증가한 노트북, 태블릿, 기타장비 쪽의 생산을 늘렸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자동차 수요 회복이 빨라지며 품귀 현상이 극심해졌다.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전 세계 완성차업체가 경쟁적으로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전환하고 있는 것도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을 가중시켰다. 여기에 미국 텍사스 한파로 2월 17일부터 오스틴 지역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19일 MCU 세계 생산 2위인 일본 르네사스에서 화재까지 발생하며 상황이 더 악화됐다.

문제는 반도체 수급 해소 시점을 예단하기 어렵고 공장 가동 중단이 울산2∼5공장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감산에 따른 판매 부진 우려에 더해 공급 부족 여파로 반도체 구매단가가 평균 20%가량 상승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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