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 오너 2·3세, 경영능력 시험대 오른다”

입력 2021-04-06 16: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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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업계 오너 2·3세들이 경영에 적극 나서면서 이들의 경영 방식과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동원 농심 부회장, 윤호중 hy 회장, 임세령 대상 부회장, 임상민 대상 전무,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 l 농심·hy·대상·하이트진로

농심, 미국·중국 공장 설립 해외 공략
hy, 사명 변경 후 사업 영역 확대
대상 자매경영, 하이트진로 형제경영

식음료업계 오너 2·3세들이 경영에 적극 나서면서 이들의 경영 방식과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들어 주요 식음료업체의 오너 후세들이 승진과 등기이사 선임 등을 통해 본격적인 경영에 돌입한 것으로 새 먹거리 창출과 경영 쇄신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신사업이 관건으로 떠오른 2세 경영

2세 경영의 대표주자인 농심은 최근 창업주 고 신춘호 회장의 별세로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 시대를 맞았다. 일찌감치 후계구도를 정리하면서 경영권 승계작업을 마친 상태로 최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 부회장은 박준 부회장과 함께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신 부회장은 1997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2000년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등 사실상 농심의 경영을 맡아왔다. 이에 현재의 경영기조를 유지하면서 해외시장 공략과 신성장 동력 확보 등에 나설 전망이다. 고 신춘호 회장이 생전 마지막 당부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며 미래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미국 제2공장과 중국 칭다오 신공장 설립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고 신사업으로 가정간편식(HMR)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쿠르트 고 윤덕병 창업주의 외아들인 윤호중 회장은 취임 1년 만에 자신만의 경영 색깔을 한층 뚜렷하게 나타냈다. 53년 만에 회사 이름을 한국야쿠르트에서 ‘hy’로 바꾸고 새 출발한 것이다. 기존 식음료업체에 한정됐던 이미지를 넘어 다양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혀 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변경된 사명 hy는 물류 등 종합 유통기업으로 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며 “물류뿐 아니라 타사와 전략적 제휴로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마이크로바이옴 시대를 선도할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소재 개발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다.

●대상 ‘자매경영’, 하이트진로 ‘형제경영’

식음료업계 3세 경영은 대상의 자매경영과 하이트진로의 형제경영으로 대표된다.

대상그룹의 경우 고 임대홍 대상 창업주의 손녀이자 임창욱 명예회장의 장·차녀인 임세령 부회장과 임상민 전무의 ‘자매 경영’ 체제가 공고해졌다. 최근 임세령 전무가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와 대상 부회장으로 승진한데 이어 대상홀딩스 등기이사에 올랐고, 임상민 전무는 이미 지난해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두 자매가 등기이사에 올라 그룹의 새 먹거리를 발굴하고 경영 전반을 아우르는 역할을 담당하게 됨에 따라 사실상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후계 구도는 향후 이들 자매가 각각 어떤 역량을 보여주는지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 현재 대상홀딩스 지분은 임상민 전무가 36.71%로 최대주주이고, 임세령 부회장이 20.41%를 보유하고 있어 후계 구도의 무게중심이 임상민 전무에게 쏠려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경영권을 놓고 다투기보다는 당분간 자매가 각자 맡은 역할을 수행하다 추후 계열분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2월 고 박경복 하이트진로 창업주의 손자이자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장남 박태영 부사장과 차남 박재홍 전무가 각각 사장과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사실상 3세 ‘형제경영’ 체제를 가동했다.
박태영 사장은 테라와 진로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과 소주 시장 내 독보적인 시장 지배력 확대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재홍 부사장은 해외사업을 총괄하며 소주의 세계화를 이끌었다.

이들에게 맥주시장 1위 탈환이 주요 과제로 제기된다. 하이트진로는 2011년 8월 오비맥주에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준 뒤 현재 2위 자리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테라의 무서운 성장세 속에 오비맥주의 아성을 뛰어 넘는 성과를 거둘 경우 경영 승계가 자연스레 추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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