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장 ‘돌아온 환절기’…바람과 수면상태 읽는 자가 이긴다

입력 2021-04-2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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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 읽고 탄력적 전술 구사 필요”
봄이면 찾아오는 미사 경정장의 불청객이 있다. 사방에서 불어오는 환절기 바람이다.

바람은 수면에 큰 너울을 만들기 때문에 경정 경주에서 큰 변수로 작용한다. 미사 경정장의 바람은 크게 등바람과 맞바람으로 나뉜다. 등바람은 2턴 마크에서 1턴 마크 쪽으로 부는 북풍 또는 북서풍이다. 선수들이 스타트 할 때 뒤에서 부는 바람이다. 경정 선수들이 가장 까다로워하고 위협을 느끼는 바람으로 경주 전날과 당일 오전 지정훈련과 사전 스타트 등 출주 전에 미리 대비책을 마련해 실전에 임한다.

등바람은 아무리 스타트를 잘 했더라도 1턴 마크를 돌아나가면 바람을 정면으로 맞게 된다. 보트를 완벽하게 눌러주지 못해 실속하면 회전각을 좁히지 못하면서 공간을 내주거나 미리 세운 작전이 실패하는 경우가 나올 수 있다.

가장 최근 경주를 살펴본다면 10회차 4월 8일 목요일 2경주가 좋은 예이다. 당시 초속 2m 북동풍이 불고 있었고 1번정의 조성인(A1 12기 33세)과 4번정의 최광성(A2 2기 47세)의 경쟁구도로 예상된 플라잉 스타트 경주였다. 1번정의 조성인은 스타트라인 통과 전 시속이 빠르다고 생각했는지 살짝 감속하면서 0.21초의 스타트를 끊었고, 4번정의 최광성은 0.12초로 가장 빠른 기록으로 1턴 공략에 나섰다. 최광성은 빠른 스타트 이후 주특기인 전속 휘감기로 주도권을 잡는 듯 보였으나 선회 후 등바람을 정면으로 맞아 보트의 앞부분이 들려 전복의 위기를 맞을 뻔 했다. 이사이에 차분하게 공간을 빠져나온 조성인은 1주 2턴 마크에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5번정 장영태(A2 1기 46세)가 남은 한자리를 꿰차면서 쌍승식 12.7배가 나왔다.

맞바람은 등바람과 반대로 1턴 마크에서 2턴 마크 쪽으로 부는 남풍과 남동풍이다. 스타트 시 정면으로 마주하는 바람이다. 스타트 때 바람 저항이 커지기 때문에 평소 보다 가속이 늦어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데, 모터의 순발력과 가속력이 부족하면 초반 경쟁에서 밀려날 위험이 있다. 1턴 선회 후에는 바람이 뒤에서 보트를 밀어주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1주 2턴 마크에서는 등바람처럼 정면에서 바람을 맞으므로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임병준 쾌속정 예상 분석 전문가는 “원활한 경주 진행을 위해 경정장 양쪽 수면 끝에 소파 장치(파도의 에너지를 흡수하는 장치)를 원년부터 운영 중이다”며 “환경 변수를 미리 읽고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탄력적으로 전술을 구사할 줄 아는 선수를 파악하는 것이 적중 빈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조언했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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