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기록 후 5842일…삼성 오승환, KBO리그 최초 300세이브

입력 2021-04-25 17: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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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승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005년 4월 27일 첫 발을 내딛은 뒤 꼬박 5842일. ‘돌부처’ 오승환(39·삼성 라이온즈)이 KBO리그 최초 300세이브 고지에 올라섰다.

오승환은 25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3-2로 앞선 9회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켰다. 시즌 다섯 번째 세이브이자 2005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오승환이 커리어 497번째 경기에서 거둔 통산 300번째 세이브다.

삼성은 KIA 선발 애런 브룩스의 구위에 눌려 4회까지 0-2로 끌려갔다. 그러나 5회초 무사 2·3루서 김상수의 유격수 땅볼로 추격을 시작했고 6회초 무사 3루서 강민호의 적시타로 균형을 맞췄다. 이어 9회초 2사 만루에서 3루주자 구자욱이 상대 폭투를 틈타 홈을 쓸며 3-2 역전에 성공했다. 오승환의 300세이브 무대가 완성된 것이다.

오승환은 첫 타자 박찬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솎아냈다. 후속 최원준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지만 김선빈을 유격수 뜬공, 프레스턴 터커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대기록을 완성했다. 볼카운트 2S에서 포크볼로 터커의 배트를 이끌어냈다. 평소 무표정한 얼굴의 오승환도 미소지으며 마운드까지 뛰어온 포수 강민호와 진하게 포옹했다. 동료들은 경기 후 인터뷰 중인 오승환에게 생크림을 잔뜩 묻혔다. 얼굴은 물론 유니폼까지 잔뜩 생크림 범벅이 됐지만 돌부처의 표정은 밝았다.

2005년 데뷔한 오승환은 첫해부터 10승·11홀드·16세이브를 기록했다. 추격조에서 시작했지만 압도적인 구위를 바탕으로 필승조, 클로저까지 발돋움했다. 단일시즌 승·홀드·세이브 모두 두 자릿수 고지를 넘긴 이는 여전히 오승환이 유일하다. 2006년부터는 ‘수호신’으로 리그를 지배했다. 2013시즌 후 일본프로야구에 도전하기 전까지 444경기에서 272개의 세이브를 기록했다. 일본프로야구(2시즌 127경기 80세이브)와 미국 메이저리그(5시즌 232경기 42세이브)에서도 ‘끝판왕’의 위용은 그대로였다.

2019시즌 중 KBO리그 복귀를 알린 오승환은 징계를 소화한 뒤 2020년 다시 국내 팬들 앞에 섰다. 지난해 45경기에서 3승2패18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ERA) 2.64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지난해 6월 1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선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를 달성하기도 했다.

오승환의 KBO리그 첫 세이브는 2005년 4월 27일 대구 LG 트윈스전이었다. 당시만 해도 대졸 신인의 흔한 세이브 하나였지만, 이후 5842일 만에 300번째 발걸음이 완성됐다. 7년의 해외 평정에도 건재한 돌직구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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