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스포츠동아DB
그 카드는 추신수(39)의 리드오프 배치였다. 김 감독은 경험이 풍부한 추신수가 선봉에서 상대 배터리를 괴롭히면 타선 전체의 힘이 좋아질 것으로 보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이 선택은 완벽하게 적중했다. 추신수는 2일까지 리드오프로 3경기를 소화하며 16타석에서 볼넷 2개를 포함해 13타수 5안타(타율 0.385) 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은 0.437이다. 기존의 아쉬움을 달래기에 부족함이 없는 성적이다. 타석당 5.13구(총 82구)를 보며 상대 투수의 투구수를 늘리는 데도 한몫했다.
김 감독도 대만족이다. 그는 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추신수의 1번타자 배치는) 좋은 것 같다. 상대가 느끼는 압박도 크다”며 “공을 고르는 능력과 장타력이 뛰어나고, 안타도 꾸준히 생산하고 있다. 그만큼 상대가 압박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추신수에게 1번타자는 매우 익숙한 자리다. 메이저리그 시절 1652경기 중 가장 많은 735경기(730선발)에 1번타자로 나섰고, 타율 0.271(2848타수 773안타), 106홈런, 294타점, 68도루, 출루율 0.378의 성과도 냈다. 외야의 좌·우중간을 활용한 ‘갭투갭 히팅’에 능하고, 선구안도 뛰어나 초반부터 상대 배터리를 압박하는 카드로 부족함이 없다.
관건은 스트라이크존 적응이다. 추신수는 최근 계속해서 KBO리그 심판들의 스트라이크존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4개의 삼진을 당한 1일 경기 중에도 심판을 향해 아쉬움을 표현하는 장면이 중계화면에 잡혔다. 이에 김 감독은 “(추)신수는 ML에서 프로생활을 오랫동안 했다. 리그마다 스트라이크존의 차이가 분명히 있지만, 신수는 어느 정도 적응했다고 본다”면서도 “심판들마다 편차가 있으니 그 성향을 빨리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조언을 덧붙였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