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오원석. 스포츠동아DB
개막전 선발로 나섰던 외국인투수의 팀 내 비중은 굳이 설명이 필요치 않다. 그만큼 큰 무게감을 지닌 투수를 대체해야 하는 2년차 영건의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오원석은 씩씩한 투구로 우려를 지우며 김 감독의 미소를 이끌어내고 있다. 본인이 등판한 2경기에서 팀이 모두 승리했다는 점도 자신감을 키우는 요소다. 4월 2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4.2이닝 5실점 3자책점)에선 다소 어려움을 겪었지만, 4월 28일 인천 KT 위즈전에선 6이닝 4안타 1홈런 2볼넷 9삼진 2실점의 호투로 합격점을 받았다.
김 감독은 오원석의 활약을 단순히 한 경기 잘 던진 것만으로 치부하지 않았다. “너무 잘 던진다. 자신감도 보인다. 사실 투수에게 그런 모습이 필요하다. 첫 선발등판 때도 5점을 줬지만 내용은 만족스러웠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오원석은 투구 시 1루쪽 투수판을 밟고 크로스 스탠스를 취한다. 과거 LG 트윈스에서 뛰었던 벤자민 주키치, 현재 한화 이글스 라이언 카펜터 등 외국인투수이 주로 취하는 자세다. 국내에는 스퀘어 스탠스를 취하는 투수들이 많아 다소 생소하지만, 공을 감추는 동작인 디셉션이 워낙 좋은 데다 슬라이더의 각이 살아나는 효과도 있어 크로스 스탠스에는 분명 장점이 적지 않다.
김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스퀘어 스탠스가 좋다고 본다. 크로스 스탠스는 사실 외국인선수들이 많이 취한다. 하지만 (오)원석이가 적응을 잘하니 조정할 이유가 없다. 초반에 잘 통하고 있으니 문제없다. 오히려 지금은 그게 강점”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덧붙여 “굉장히 평범해 보이지만, 디셉션이 좋고 팔스윙도 빨라 타자들의 타이밍이 늦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