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더블헤더 2차전 경기가 열렸다. 4회초 수비를 마친 뒤 KT 배제성이 야수들을 보며 웃고 있다. 수원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KT는 9일 수원 NC 다이노스와 더블헤더 제2경기에서 9-5로 승리했다. 타선이 1회말부터 3점을 뽑는 등 10안타·10볼넷을 묶어 대량득점에 성공했다. 앞선 제1경기(11-16패) 포함 4연패 늪에 빠졌던 KT는 이날 승리로 분위기를 바꿨다.
선발투수 배제성은 6이닝 5안타 6삼진 무4사구 1실점으로 시즌 3승(2패)째를 따냈다. NC 가 제1경기에서 20안타를 몰아친 타선 주축들을 대부분 기용했지만 자신감 넘치는 배제성의 투구 앞에서 좀처럼 활로를 뚫지 못했다. 배제성이 4사구 없이 경기를 마친 건 2019년 7월 3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개인 43경기만이었다.
경기 내내 깔끔했다. 1회초 1사 후 이명기에게 2루타를 내줬지만 이후 13타자 연속 범타 처리로 안정감을 과시했다. 5회초 2사 후 연속안타를 내줬지만 실점은 없었다. 7-0으로 앞선 6회초 2사 2루에서 양의지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줬지만 추가점을 내주지 않으며 자신의 역할을 마무리했다.
23타자를 상대했는데 투구수는 88개(타석당 3.83개)에 불과했을 만큼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포심 최고구속이 149㎞까지 찍혔고, 전반적으로 140㎞대 중반을 꾸준히 유지했으니 자신의 공을 믿고 던질 수 있었다. 볼넷이 없었음은 물론 풀카운트 승부도 1차례(6회초 나성범)에 불과했다. 이날 전까지 9이닝당 6.84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데뷔 후 가장 안 좋은 수치에 머물렀음을 감안하면 이날의 공격성은 돋보였다.
배제성은 지난해 “타자와 싸워야 했는데 마운드에서 내 자신과 싸운 것 같다”고 자책했다. 몸 상태가 궤도에 오르지 못한 탓에 하루하루 버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자신을 믿으라는 조언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열쇠는 스스로에게 있었다. 올해 배제성의 독한 눈빛은 자신이 아닌 타석을 향하고 있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