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북마크] ‘TV는’ 이광기 눈물 “아들 사망 보험금, 차마 못써 기부” (종합)

입력 2021-05-13 09: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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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기와 인생의 참 스승의 재회가 안방극장에 감동을 안겼다.

12일 방송된 KBS 2TV 휴먼 예능 ‘TV는 사랑을 싣고’에는 끼를 타고난 배우 이광기가 의뢰인으로 출연했다.

화창한 봄날, MC 김원희와 현주엽은 문화 예술의 도시 파주 거리를 걸어 한 갤러리에 도착했다. 그곳은 배우 이광기가 운영하고 있는 갤러리 겸 스튜디오로 이번주 의뢰인 이광기는 그곳에서 MC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원희는 이광기가 예술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미지가 바뀌었다며 사진작가이자 아트 디렉터로의 활동을 알렸고 이광기는 자신의 작품이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 전시되어 있다고 했다.

이광기는 이날 배우 이광기를 있게 한 은인이자 참 스승님인 고1 때 다닌 연기학원 이용구 원장님을 찾고 싶다고 했다. 원장님의 도움으로 일생일대의 오디션 기회를 얻었고 당시 최고의 스타들이 캐스팅된 KBS 일일드라마 ‘고향’이라는 작품에 하희라의 친구 역으로 출연할 수 있었다고 했다.

MC들과 함께 추억 여행을 떠난 이광기는 과거 아버지가 운영했던 규모와 비슷한 고물상과 아버지가 자주 사 들고 오셨던 전기구이 통닭 가게를 다니며 자신의 삶과 원장님과의 추억을 회상했다. 이광기는 아버지가 직원 10여 명의 고물상을 운영, 하고 싶은 일은 다 할 수 있을 정도로 유복한 가정환경에서 자랐다고 했다. 그러나 고물상 부지를 지인에게 뺏기는 일이 발생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버지가 당뇨 합병증으로 몸져누우시면서 가세가 기울었고, 그때부터 어머님이 홀로 다양한 일을 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셨다고 했다.

5남매 중 막내인 이광기는 어머니의 짐을 덜어 드리고 싶은 마음에 버스가 끊기기 전까지 연기 학원에서 연습을 하는 등 피나는 노력을 하며 연기자의 꿈을 키웠다고. 그런 이광기를 예쁘게 보신 원장님은 오디션 기회 제공으로 데뷔에 도움을 주신 것은 물론 아들의 배우 활동에 신경 쓸 여력이 없는 부모님을 대신해 촬영장에 들러 따뜻한 말로 격려해 주는 등 학원 밖에서도 살뜰히 챙겨 주셨다고 했다. 이후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게 된 이광기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전설의 고향’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연기자로서 전환점을 맞을 수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군 입대와 제대 후 작품 활동을 하지 못하면서 공백기가 생겼고, 면목이 없어 원장님께 인사를 드리지 못한 채 지내다가 ‘태조 왕건’으로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안정을 찾게 되면서 찾아갔지만 학원이 없어져 만날 수가 없었다고 했다.

장남을 하늘로 떠나보냈던 과거도 회상했다. 사망보험금을 차마 쓸 수 없었던 이광기는 아이티 지진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해 성금으로 내놓았다고 했다. 이를 계기로 견딜 수 없는 아픔에 “내가 살 수 있을까?”, “우리 가족이 예전처럼 웃을 수 있을까?”라 자문하며 비관적인 생각에 잠겨 있던 당시 지진으로 가족을 잃은 아이티의 한 소년을 만나 아픔을 나누고 그 소년에게서 아들의 체온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그때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는 이광기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마음도 먹먹하게 했다.

이후 일행은 최종 장소로 이동하며 추적 과정을 영상으로 지켜봤다. 원장 선생님을 찾아 나선 추적 실장 서태훈은 그가 성우 출신이었다는 것을 파악하고 이전 출연자인 성우 최수민을 만나는가 하면 당시 연기학원에서 캐스팅 디렉터로 활동했던 트레이너 양치승의 은인인 박태길 씨에게 연락해 원장님이 학원을 그만두고 조명회사를 운영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에 그의 회사가 있던 건물을 찾아갔다가 그를 기억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건물 관계인은 현재 그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했지만 예전 전화번호는 있다며 서태훈에게 알려주었다.

이후 제작진이 총출동해 수많은 번호를 추론해 냈고 하나하나 전화를 건 결과 원장님 가족과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이후 양평으로 간 서태훈은 원장님의 아내분과 만날 수 있었다. 서태훈이 아내분에게 이광기를 만나러 나올 수 있는지를 묻자 아내분은 “연세가 드시니까…”라 했다. 이를 지켜보던 이광기는 원장님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오랜 시간 찾아 뵙지 못한 것에 대한 죄송함과 그리움 등의 감정이 섞이며 눈물을 쏟아냈다.

MC들과 함께 2001년 연기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던 KBS홀에 도착한 이광기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원장님을 거듭 불렀다. 한참이 지나 원장님이 “광기야”라며 홀 안으로 들어섰고, 원장님을 본 이광기는 눈물을 왈칵 쏟으며 원장님을 향해 걸어가 손을 잡으며 “늦게 찾아 봬서 죄송합니다”라 했다. 이후 겨우 감정을 추스른 이광기는 큰절을 올렸다.

이어 선물로 준비한 카네이션과 중절모를 원장님께 드린 후에는 고깃집으로 자리를 옮겨 식사를 하며 못다한 이야기를 나눴다. 제자 이광기에 대한 소식을 놓치지 않고 알고 계시던 원장님은 이광기가 어렵게 얻은 차남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손수 고른 장난감 선물을 전해주었다.

사진제공 : KBS <TV는 사랑을 싣고> 방송 화면 캡처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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