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홀’ 이준혁 ‘정의의 아이콘’ 됐다, 왜?

입력 2021-05-13 10:54: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OCN 오리지널 ‘다크홀’(극본 정이도, 연출 김봉주)에서 ‘정의의 아이콘’을 꼽으라면 단연 이준혁이다. 그에겐 단 한 사람이라도 살려내려는 의지가 있고, 거기엔 과거 아픈 사연이 있었다.


‘다크홀’의 무지시(市)는 폭력성향이 극대화된 변종인간으로 뒤덮이면서 일순간에 쑥대밭이 됐다. 변종인간은 시민을 공격했고, 상황을 더 악화시킨 건 두려움에 잠식된 사람들 사이의 불신이었다. 서로를 믿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기심이 변종인간만큼이나 창궐한 무지시에서, 정의로운 유태한(이준혁)은 달랐다.

유태한이 범상치 않은 인물이란 사실은 첫 등장부터 드러났다. 스피드가 생명인 렉카 기사가 교통 법규를 다 지켜가며 사고 현장에 출동했기 때문이다. 또한 폭발 위험이 있는 사고 차량 안에서 사람을 발견하고는 앞뒤 가리지 않고 뛰어들었다. 이러한 그의 정의감은 변종인간이 날뛰는 무지시의 한줄기 빛이 됐다. 피를 흘리며 도움을 청하는 외국인 노동자 라누(후세인 엘리아스)와 곧 출산이 임박한 윤지애(김수을) 등 위험에 처한 타인을 구조하기 위해 앞장섰고,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런데 단 한 사람이라도 그냥 죽게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그 정의로운 의지엔 가슴 아픈 사연이 숨겨져 있었다. 경찰이었던 태한에겐 과거 행실이 나빴던 동생 유강수(최준규)가 있었다. 그날도 동료경찰에게 동생이 뽑기 기계에서 돈통을 훔쳤다는 전화 한통을 받은 태한은 다시는 도둑질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깬 그에게 앞뒤 사정을 들어보지도 않고 불같이 화를 냈다.

하지만 “나 진짜 아니다”라던 강수의 주장은 사실이었다. 미안한 마음에 동생을 뒤쫓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태한이 마주한 건 피를 흘리며 도로에 쓰러져 있던 강수였기 때문. 그렇게 “딴 사람은 다 안 믿어도 형은 나 믿어야지”라는 울분이 섞인 동생의 마지막 말은 비수가 되어 태한의 가슴에 깊게 박혔다.

동생을 믿지 못해 벌어진 비극은 그렇게 오늘의 태한을 만들었다. 그때 동생이 인형 뽑기 기계에서 뽑아준 ‘짝퉁’ 시계를 아직까지 착용함으로써 그날의 죄책감을 되새김질 했고, 이를 동력으로 삼아 위험에 처한 무지시 사람들을 구출했다. 자신의 목숨을 던질 정도로 무모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제작진은 “동생을 믿어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서 비롯된 태한의 마음의 짐은 위기에 빠진 현 상황 속에서 거침없이 사람들을 구하러 나설 수 있는 동력이 되고 있다”라며, “극한의 상황에서도 정의감을 발현하며 변종인간을 때려잡는 ‘무지시 히어로’ 유태한에도 기대 부탁한다”고 전했다.
‘다크홀’은 매주 금, 토 밤 10시50분 OCN에서 방송되며, tvN에서도 함께 만날 수 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