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파리그도 어렵고, 케인도 떠나고…손흥민, 한층 복잡해질 거취 고민

입력 2021-05-20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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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손세이셔널’ 손흥민(29·토트넘)이 진지하게 미래를 설계할 시간이 다가왔다.

토트넘이 20일(한국시간)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애스턴빌라와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홈경기에서 1-2로 역전패했다.

최악의 결과였다. 손흥민이 왼쪽 윙포워드로 나서 원톱 해리 케인과 호흡을 이룬 가운데 토트넘은 전반 8분 베르흐바인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으나, 수비에서 나온 결정적 실책에 발목을 잡혔다. 전반 20분 세르히오 레길론이 자책골을 기록한 데 이어 전반 38분 허술한 볼 처리로 역전골의 빌미를 제공했다.

토트넘이 17승8무12패, 승점 59에 묶인 사이 다른 경기장에서 우울한 소식이 전해졌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웨스트브로미치와 원정경기에서 3-1로 이겨 승점 62로 6위가 됐다. 6위권 진입은 7위 토트넘의 올 시즌 유일한 목표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티켓이 주어지는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24일 EPL 최종전(38라운드)을 무조건 이긴 뒤 웨스트햄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데, 하필 다음 상대는 레스터시티(승점 66)다. 그것도 원정이다. 올 시즌 FA컵을 제패한 레스터시티는 승점 66으로 5위다. UEFA 챔피언스리그(UCL) 출전권은 4위까지에만 주어진다. 승점 동률 상태에서 득실차로 앞서 4위 리버풀을 제치려면 레스터시티도 일단 토트넘을 잡고 상대의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모든 것을 쏟아내야 할 최종전을 앞둔 토트넘이지만,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팀의 상징이자 잉글랜드대표팀의 핵심 공격수인 케인의 이적이 가시화됐다. 맨체스터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등 EPL 라이벌 구단들이 경합 중이다. 케인은 이적 의사를 수 차례 토트넘에 전했다.

그러나 토트넘은 ‘케인 붙잡기’에만 매달릴 수 없다. 케인과 찰떡궁합을 과시해온 손흥민의 고민도 아주 크다. 현지 매체 익스프레스는 19일 “케인의 이적 요청에 손흥민은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시즌 초만 해도 재계약이 유력했던 손흥민은 ‘단짝’과 이별, 길어지는 무관의 시간, 유로파리그 진출조차 어려운 토트넘의 초라한 성적에 많이 실망한 상태다.

EPL 7위는 다음 시즌 선을 보일 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에 출전하지만, 유럽 각국 리그의 중상위권 팀들이 나설 이 대회는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톱클래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손흥민에게는 너무도 좁은 무대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위고 요리스, 세르주 오리에, 탕귀 은돔벨레,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등 다른 토트넘 선수들도 이적 리스트에 올라있다. 주축들을 붙잡고 우수한 선수를 영입하며 좋은 감독까지 데려와야 할 토트넘은 많은 자금이 필요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재정적 어려움이 상당하다. 더욱이 토트넘은 2018~2019시즌 UCL 파이널 이후 2억 파운드(약 32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써 전력개편에 여유가 없다.

프로 커리어의 정점을 찍은 손흥민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토트넘 잔류를 택할 이유는 없다. 토트넘 다니엘 레비 회장이 손흥민에게 확신과 믿음을 주지 못한다면 이별은 불가피해 보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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