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디즈니X픽사 ‘루카’ 탄생기…경험+상상력 더한 ‘바다괴물’

입력 2021-05-21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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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디즈니X픽사 ‘루카’ 탄생기…경험+상상력 더한 ‘바다괴물’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이 애니메이션 영화 ‘루카’의 탄생기를 전했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21일 오전 9시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 ‘루카’ 화상 컨퍼런스에서 먼저 “4년 이상 너무나 많은 노력을 한 작품을 드디어 선보이게 돼 기대가 크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데뷔작 ‘라 루나’를 통해 단숨에 아카데미 시상식에 노미네이트되며 크게 주목 받은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 그의 첫 번째 장편 연출작 ‘루카’는 아름다운 이탈리아 해변 마을에서 두 친구 ‘루카’와 ‘알베르토’가 바다 괴물이라는 정체를 숨기고, 아슬아슬한 모험과 함께 잊지 못할 최고의 여름을 보내는 감성충만 힐링 어드벤처 애니메이션이다. ‘코코’의 감성과 ‘인사이드 아웃’의 상상력, ‘토이 스토리’의 감동까지 예고하고 있다.

‘루카’는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의 실제 경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탄생했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12살에 만난 베스트 프렌드와의 이야기를 담았다. 어린 시절 나는 수줍음 많고 내향적인 아이였는데 그 친구는 아주 외향적인 장난꾸러기였다. 그 친구를 만나 스스로 성장할 수 있었고 안주하던 삶을 깰 수 있었다”며 “친구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하면서 나에 대해 또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알베르토’는 실제 친구의 이름이라고.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열정적이고 도전하기를 좋아하는 친구였다. 덕분에 내가 평소 생각하지도 못할 일을 경험했다. 함께 제노바를 헤집고 다니며 재밌게 놀았다. 위험한 일을 감행하기도 했다”며 “알베르토를 통해 기회가 있을 때 용기 있게 도전하는 것을 배웠다. 미국까지 와서 이런 도전도 해보고 실험도 해봤다. 덕분에 오늘날의 내가 된 것 같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루카’의 배경이 이탈리아로 설정된 이유도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의 고향이 이탈리아이기 때문이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이탈리아의 여름 해변은 정말 특별하다. 지리적으로 절벽도 많아서 아이들이 바다로 뛰어들기도 하는데 그 모든 것을 모두 영화에 녹여내고 싶었다”며 “‘루카’는 이탈리아에 대한 나의 러브레터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이탈리아의 음식과 음악, 경관까지 그 모든 것에 대한 나의 찬사를 담았다”고 고백했다.

‘바다 괴물’ 캐릭터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평소 독서를 좋아해 책에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혼자 공상을 하다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루카’는 고대 지도에서도 영감을 받았다. 괴물이 배를 침몰시키는 모습이 아름답게 표현된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바다 괴물 캐릭터의 비주얼은 자연에서 많이 가져왔다. 문어를 보면 색깔뿐 아니라 텍스처도 바꾸지 않나. 문어의 위장술과 이구아나의 움직임, 인간이 서서 걸어 다니는 모습을 잘 섞어서 만들어냈다. 꼬리나 지느러미는 고대 지도에서 따왔다”고 설명했다.



바다 괴물 주인공들은 물에 닿지 않으면 인간으로 변하는 독특한 설정을 가지고 있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변신 장면은 기술적으로 정말 어려울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에 많은 공을 들였다”며 “물을 맞으면 원래 모습대로 보이고 물을 떨쳐내면 인간으로 변신하는 모습이 재밌는 리스크가 되지 않나.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비늘과 피부색 등을 세세하게 고려했다. 자연에서 착안했지만 마법의 가루를 약간 뿌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다괴물이지만 어린아이라는 점이 흥미로울 것 같았다. 꼭 지켜야 하는 비밀을 가진 ‘바다괴물 아이’라는 설정이 10대 초반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과 경험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1980년대에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며 자랐다. ‘미래소년 코난’ 시리즈를 특히 즐겨봤다. ‘루카’에 오마주하는 장면도 나온다. 코난이 친구 덕분에 힘을 받아 모험을 떠나는 설정과 장난을 치는 설정 등 여러 가지를 녹였다”면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에서 가장 좋아하는 점은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자연을 바라보는 눈이 경이에 차 있다. 숨어서 빼꼼 바라보는 사랑스러운 눈이 좋더라. ‘루카’에서 주인공이 처음으로 바다 밖에 나아갈 때를 표현할 때 딱 이었다. ‘루카’ 관객들 또한 주인공의 눈을 통해 경이에 찬 눈으로 세상을 다시 한 번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한국 영화에도 지대한 관심을 표현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박찬욱 감독과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챙겨봤고 굉장히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믿고 보는 디즈니와 픽사의 합작 영화 ‘루카’는 6월 개봉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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