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MVP] 1군 데뷔일에 세상 빛 본 복덩이…“채은성 기운이 LG 주도”

입력 2021-05-31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 경기가 열렸다. 2회말 2사 만루 LG 채은성이 싹쓸이 3타점 중전 2루타를 치고 2루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눈에 보이는 변화는 하나, 호적뿐이다. 하지만 이로 인한 무형의 변화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다. 채은성(31·LG 트윈스)이 득녀 후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위닝시리즈에 앞장섰다.

LG는 30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8-2로 이겨 위닝시리즈를 완성했다. 선발투수 앤드류 수아레즈가 7이닝 6안타 1홈런 2볼넷 4삼진 2실점으로 시즌 6승(2패)째를 신고했고, 타선은 장단 9안타 7볼넷을 묶어 8득점으로 마운드를 지원했다.

중심은 채은성이었다. 4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출장해 5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번 3연전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13타수 7안타 4타점 3득점의 활약이다. 30일 경기 후 류지현 LG 감독이 “이번 시리즈는 채은성의 기운이 팀 분위기를 주도했다”고 밝힐 정도로 화끈한 타격감을 뽐냈다.

채은성은 26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황급히 서울에 올라갔다. 전날(25일) 부산 원정길에 동행했으나 아내의 출산이 임박했기 때문이었다. 경조사 휴가를 썼고, 채은성은 27일 소중한 첫 딸을 얻었다. 경조사 휴가는 최대 5일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채은성은 이틀만 사용한 뒤 28일 키움전을 앞두고 팀에 합류했다. 류 감독은 “채은성 스스로의 의지가 강했다”고 설명했다.

강한 의지는 그라운드에서 그대로 표현됐다. 공교롭게도 채은성의 딸이 세상 빛을 본 5월 27일은 채은성의 1군 데뷔일과 같다. 여러모로 복덩이인 셈이다. 채은성은 ‘아빠’로 나선 첫 경기인 28일(3-1 승)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눈에 띄는 점은 도루였다. 2회말 2차례나 베이스를 훔쳤다. 채은성의 1경기 2도루는 데뷔 후 처음이었다.

달아오른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채은성은 29일(2-7 패)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한 데 이어 30일 다시 승리에 앞장섰다. 그는 “태어난 직후에만 안아보고 이후에는 유리벽 사이로 지켜보기만 해서 실감이 잘 안 난다. 하지만 확실히 아버지가 되니 느낌이 다르다”며 의지를 다졌다.

LG는 올 시즌 초반 타자들의 집단 슬럼프로 고민을 안고 있다. 채은성이 4번타순에서 중심을 잡아준다면 ‘출루왕’ 홍창기를 위시한 상위타선과 중하위타선의 연결고리 역할로 제격이다. 2018년 LG 역사상 단일시즌 최다 타점(119개)을 기록했을 만큼 해결사 본능은 확실한 자원이다.
채은성은 성적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성실함 하나만큼은 팀 내 최고로 꼽혔다. 여기에 가장으로서 책임감까지 더해졌다. 5월 27일 이후의 채은성은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될 수 있을 분위기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