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선수단.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서울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하나원큐 K리그1 2021’ 19라운드 홈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압도당했다’는 표현이 딱 어울린 최악의 경기력으로 일관한 서울은 라이벌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서서히 쌓인 ‘무승’ 기록은 벌써 ‘10경기’를 찍었다. 정규리그에선 9경기 연속 무승(3무6패), 0-1로 패한 K리그2(2부) 서울 이랜드FC와 FA컵 32강 ‘서울 더비’까지 포함하면 10경기 연속 무승이다.
순위도 처참하다. 4승3무8패, 승점 15로 11위다. 그 뒤에는 광주FC(승점 14)가 유일하다. 팀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2주 자가격리를 하느라 4경기를 덜 치렀다는 점은 다행스러우나, 현재의 경기력과 팀 상태를 고려하면 뚜렷한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더욱이 서울은 타 팀들에 비해 아주 여유로운 스케줄을 받았다. 서울, 그리고 확진자가 발생한 시점에 서울 원정을 치렀던 성남FC가 리그에서 잠시 이탈한 동안 다른 팀들은 거의 매주 2~3경기씩 치르는 살인적 일정을 소화했다.
그런데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어떤 영문인지, 서울이 미뤄진 경기를 띄엄띄엄 치르도록 하는 결정을 했다. 다른 팀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혜택을 얻었음에도 서울은 격리가 풀린 9일 뒤 치른 강원FC와 원정경기에서 0-0으로 비긴 데 이어 수원에는 참패를 당했다. 통상적 컨디션 회복 사이클을 고려하면 2~3일을 쉬고 다음 경기를 하는 것과 일주일 이상 휴식 후 경기를 치르는 것은 전혀 다르다.
특히 안타까운 것은 서울이 부진해도 여론이 심드렁하다는 점이다. 축구인들 사이에선 “(14년 만에 리그 7경기 연속 무승에 빠진) 전북 현대에 서울이 고마워해야 한다”는 씁쓸한 이야기가 나온다. 워낙 오랫동안 하향세를 그려서인지 요즘 서울의 추락은 ‘지극히 당연한 상황’처럼 비쳐지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은 뚜렷한 반전 카드를 꺼내지 못하고 있다. 유일하게 기댈 구석인 전력보강도 신통치 않다. 보강이 시급한 외국인 공격수를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나이 어린 브라질 선수로 채운다는 루머는 기가 막힐 지경이다. 박진섭 서울 감독은 수원전 직후 “영입 후보군을 많이 좁혔다. 비자 절차 등을 감안해 결정이 빨라야 하는데 아직 안 됐다. 검토는 계속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확정된 것이 없다는 의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